결론부터 얘기하면 이강국 소장은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작금의 상황이 "안타깝다"면서 헌재소장 선출 방식을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최대한 에둘러 비판한 것이지요. 옆에 배석했던 헌재 고위 관계자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렇게 말하더군요. "저건 우회적으로 말씀하신 겁니다"라고요. 이강국 소장의 답변을 옮겨 보겠습니다.
- 이동흡 후보자 논란이 신문에 연일 나고 있습니다. 같이 오래 계셨는데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 "안타깝지요. 헌재소장이 사회 갈등과 대립을 통합해야 하는 조직의 수장이니까요. 국민 박수 속에 선출돼야 하는데 논란이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6년 전에도 이런적 있었잖아요. 6년 후 이런 사례 재발하지 않는다고 단언 못합니다. 이 문제는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적 정비란 첫째 재판관의 호선에 의한 선출이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이 이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6년 임기니까 소장은 2~3년 임기로해서 재판관 중2~3명이 한다든지 하는 방법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두 번째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방식인데요, 독일은 재판관을 선출할 때 의회 과반이 아니라 2/3 이상 찬성 필요합니다. 일반 의안 등의 통과에는 의회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 독일도 정당 추천제가 있어 정치편향 심한 사람이 추천될 수 있다, 편향성이 과한 사람이 (헌재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해서2/3 찬성 필요하도록 한 겁니다.
이 두 가지 중 어떤 것을 해도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개헌 논의할 때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식사는 여러 테이블로 나뉘어 이뤄졌습니다. 기자들 3명에 헌법재판소 사람들 1명씩 4명이 한 테이블이었지요. 공식 간담회였기 때문에 편의상 각자 테이블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취합했습니다. 함께 자리했던 헌법재판소 주요 관계자들에게도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는데요. 한 관계자는 이강국 소장과 달리 꽤 직설적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돌직구였습니다. 내용을 옮겨보겠습니다.
- 이동흡 후보자 말이 많은데..
= 한겨레 경향, 한국일보 다 낙마하는 쪽으로 쓰는 것 같더군요. 조선일보는 기사가 안나오는 것 같고. 이번에 한겨레 기사 잘 썼더라고요. 큰 건이 아니더라도 여러 건들이 쌓여서 이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다는 식의 기사로 기억합니다.
- 헌법재판관 시절도 아니고 법원장 시절 이야긴데 왜 헌법재판관 청문회 때는 이런 얘기가 안나왔을까요?
= 그 때는 부실청문회였던 거지요. 재판관이 한꺼번에 5명이 바뀌는 시기였으니까요. (이런 논란 속에) 이분이 되시면 헌재는 위상의 문제가 생깁니다. 헌재가 무슨 결정을 내렸을 때 색안경을 쓰고 보지 않겠습니까. 재판관들 중에서도 이분 출장이라도 나가서 이 분 없이 평의했으면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일하는 스타일은?
= 그 분이 일할때 보면 선례라는 걸 선별을 합니다. 연구관들이 선례가 있는 걸 여러개 가지고 가면 선례를 취사선택 해요. 자기 마음에 안드는 선례는 버립니다.
- 출판기념회는 어떻게 된 겁니까?
= 기사내용이 맞습니다. 출판기념회 때 나도 방명록 다 쓰게 하고 책 가지러 가야한다고 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 사실상 출석 부른거네요?
= 박근혜 당선인이 과연 주변 평을 듣고 인선을 한 건지 의심스럽습니다.
- (이강국 소장이 헌재소장 선출방식 바꿔야 한다고 하자)
= 저건 소장님이 우회적으로 말씀하신 겁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다루는 기관입니다. 헌법은 우리나라 법 중에 가장 상위법이죠. 때문에 당연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는 권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권위라는 게 본인이 세운다고 세워지는 게 아니죠. 권위는 다른 사람이 자발적으로 머리를 숙일 때 세워지는 법입니다. 법리적으로 탁월하면서 정치적으로는 중립을 지키고, 도덕적으로 훌륭한 자질을 갖춰야 비로소 권위가 서겠지요. 법리적으로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동흡 후보자가 정치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그럴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추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청문회 절차가 남아있으니 조금 더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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