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가 염산누출 사고와 관련, 첫 주민 신고를 신속히 관계기관에 알리지 않은 채 묵살한 것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불과 4개월 전에 일어난 구미 불산누출 사고 당시와 마찬가지로 긴급 상황 발생 때 체계적으로 벌여야 할 초기 재난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것이다.
14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난 12일 상주시가 염산 누출 신고를 최초 접수한 시간은 오전 10시 40분께다.
사고 현장인 웅진폴리실리콘(청리면 마공리)에서 60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주민 김모(55)씨가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하고 청리면사무소에 신고했다.
이어 김씨는 2분 뒤 상주시에도 사고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2곳 모두 사고 내용을 소방, 경찰 등으로 신속히 전파하지 않았다.
청리면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우리 임무는 사고 사실을 시청에 알리는 것 뿐"이라며 "신고를 접수하고 10여분 뒤 시청 총무과, 당직실, 재난종합상황실 등 3곳으로 팩스만 보냈다"고 말했다.
상주시 정만복 부시장은 "오전 10시 42분에 신고가 들어 온 사실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고, 상주시 재난과 한 관계자는 "염산 누출 사실은 당일 오전 11시 11분께 소방서에서 연락받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염산, 불산, 황산, 질산 등 맹독성 화학물질을 대량 보관하고 있는 까닭에 시가 정기 지도·점검까지 하는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처럼 공무원들의 초기 대응은 엉망이었다.
이 때문에 소방서(오전 10시 45분)와 경찰(오전 11시 1분) 등으로 사고 상황을 전파한 것은 시청이 아닌 청리면사무소에 첫 신고를 한 주민 김씨였다.
그 뒤 소방관들이 현장에 출동해 초동 대응에 들어간 것은 오전 11시 8분께다.
사고 업체가 염산 누출 사실을 3시간 넘게 숨겼고, 상주시 또한 주민 신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탓에 사고가 난 뒤 3시간30여분이 지나서야 초기 대응을 했다.
대구지역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구미 불산누출 사고 때도 공무원들이 대응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번 염산 누출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상주시가 구미 불산사고의 경각심을 벌써 까먹은 듯 하다"고 지적했다.
(상주=연합뉴스)
웅진폴리실리콘 염산 누출 초기 대응 '엉망'
상주시, 주민신고 소방·경찰 등에 전파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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