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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인수위 '입단속'… 부작용은?

박근혜식 소통 따라잡기②-보완점

[취재파일] 인수위 '입단속'… 부작용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판식을 갖고 활동을 시작한 지난 6일, 박근혜 당선인이 언론과 인터뷰를 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첫 회의부터 3일 동안 "대변인 외에는 언론과 만나 이야기하지 말라"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고 한다.

실제로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지난 6일 첫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관계 법령에 따르면 위원회 활동 등의 대외 공표 및 홍보에 관한 것은 대변인이 담당하게 돼 있다"며 "인수위원과 전문위원, 사무직원 등 위원회 구성원들은 모두 이 점에 특히 유의해주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박 당선인의 이런 지시는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여러 경로로 나갈 경우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견 타당한 지적이다. 역대 인수위에서는 관계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대로 기사화되곤 했다. 또 이렇게 보도된 내용 가운데 상당수는 검토 단계에서 폐기됐다.

◈ '혼란방지용 입단속'… 부작용은?

언론의 취재 경쟁은 국민적 관심에 비례한다. 뉴스 수요자인 국민이 관심 없는 사항에 인력을 대거 투입해가면서까지 경쟁할 언론사는 없다. 인수위 주변 기자들을 보고 'X떼처럼 많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언론사 입장에서는 다 월급 주고 일 시켜야 하는 직원들이다.

물론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될 경우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틀어 막는 것 또한 능사는 아니다. 틀어 막으면 막을수록 궁금증은 커지고 취재 경쟁은 더 치열해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전부는 아니더라도 인수위에서 현재 어떤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또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지 적절히 알려주면 된다.

그렇게 해야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고 현안에 대한 여론 수렴도 할 수 있다. 선거 때 제시한 공약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으니 그걸 충실히 실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 지 모르지만 국민은 공약에 대해 포괄적인 선택을 했을 뿐 개별 공약까지 모두 동의한 건 아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5년 전 이명박 후보는 '대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그냥 공약도 아니고 대표 공약이었다. 하지만 정작 국민은 대운하 건설을 원치 않았다. 아니 반대했다. 확정된 사안만 알리겠다는 건 '선거로 권한을 위임 받았으니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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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식 '조용한 행보'… "+α가 필요해"

박근혜 당선인 특유의 입단속이나 보안 강조는 박근혜식 소통 방법 중 하나인 '조용한 행보'와 일맥상통한다는 지적이다. 조용히 할 일을 한 뒤 정리된 결과물만 추려 국민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질서정연하고 친절한 방식이지만 이래서는 서로 간의 이해도가 떨어진다.

국민은 지도자가 '이 사람을 왜 선택했고, 이 정책을 왜 추진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나아가 거기에 대해 의견을 내고 싶어 한다. 그게 민주주의다. 우리가 채택하고 있는 대의 민주주의는 대리인을 뽑은 뒤 믿고 맡기는 방식이지만 인터넷과 통신수단의 발달은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를 강화시켰다. 다양한 매체의 등장과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한 여론 표출이 대표적인 예다.

정치적 상대(박근혜 당선인에게는 야당)에 대한 배려와 업무 실행의 효율성과 혼란 방지 차원에서 박근혜 당선인의 '조용한 행보'는 분명 그 나름의 탁월한 면이 있다. 다만 보다 나은 성과와 평가를 위해서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필요한 조언은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박근혜식 '조용한 행보'에 더했으면 하는 +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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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족(蛇足) : 인수위 단독기자?

본질에서는 벗어난 부분이지만 어떤 일이 제대로 평가 받기 위해서는 설명이 중요하다. 또 그 설명을 하는 사람이 누구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같은 말을 해도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사람과 자기 편한대로 말하고 마는 사람이 같을 리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현 인수위 시스템은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윤창중 대변인의 '밀봉 봉투' 사건과 '영양가 판단' 발언이 그런 예로 꼽힌다. 설명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사이가 껄끄러우면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윤 대변인이 이번에는 "제가 사실 인수위 안의 단독기자"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지난 10일 "완전히 혼자 뛰는 1인 기자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야만 여러분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제 나름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 새로운 인수위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 "이것은 옳은 방향이다"라며 "대변인이 발표하지 않은 내용을 쓴 것은 거의 맞지 않거나 불완전한 기사"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 말대로라면 수백명의 기자들은 '단독기자'인 윤 대변인의 말을 중계하기 위해 앉아 있는 셈이 된다. 말하기 전에 현재 인수위를 출입하는 기자들이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생각해봤나 싶다. 만약 굳이 의도를 갖고 한 말이라면 그 나름대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아무리 후배 기자들이라고 해도 서로에게 최소한의 예의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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