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심장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펌프로 피를 돌게 해주는 보조장치 이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심장 기능이 정상인의 15%에 불과해 산책조차 어려웠던 75살 배정수 씨.
지난해 8월 11시간의 수술 끝에 심장에 보조장치를 장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배정수/심장보조장치 이식 : 아마 지금 내가 살아있지 못할 거 같은 그런 정도로. 들 수도 없고, 계단 오르기도 힘들고 말이죠.]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환자의 심장에 양수기처럼 좌심실에서 피를 끌어다가 대동맥에 흘려주는 펌프를 삽입한 겁니다.
그 결과 온몸에 혈액이 원활하게 돌 수 있게 됐습니다.
[전은석/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 : 이식을 기다리지 않고 기계로 생명 연장한다는 의미에서 기존 시술하고 좀 다르다. 좌심실의 기능을 완전 대체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장에 보조장치를 장착하는 수술이 성공한 건 지난 2000년.
환자는 1년 5개월 뒤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받아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장병철/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교수 : 초창기에는 심장을 펌프해서 피를 보내주기 때문에 기계가 크죠. 양수기 펌프와 같은, 그런 펌프를 만들면 작기도 하고 에너지도 덜 들어서.]
국내에서 심장 보조장치를 이식받고 생존한 환자는 아직 2명에 불과합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의 체니 전 부통령을 비롯해 1만 3천여 명에 이릅니다.
현재 국내에서 심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250여 명.
임상시험을 거쳐 내년부터 상용화될 경우 심장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새 삶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