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성공한 한인들의 모임인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이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한 자선경매 행사는 800여 명의 인파로 붐볐다.
행사는 우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참석자들은 안심 스테이크와 송로버섯 요리를 즐기며 스키와 골프여행 등의 자선상품에 많은 돈을 내걸었다.
KACF가 이 행사를 통해 모금한 돈은 100만 달러(한화 10억 6천여만 원)를 넘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참석자들이 타고난 부자가 아니라 어렵게 살아온 이민자와 그들의 2세였다는 점.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KACF를 비롯해 미국 사회에서 다양한 기부와 자선 활동을 벌이는 한인과 중국계, 인도계 등 아시아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신문은 '기부활동에서 영향력 키우는 미국의 아시아인들'이란 기사에서 금융과 기술 산업의 호황기에 돈을 번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동포사회와 조국을 위해 상당한 금액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기부 영역도 예일대를 비롯한 저명한 대학과 박물관, 콘서트홀, 병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류 사회에서 아시아계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이들 기관 스스로 아시아계에 손을 벌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폭스TV 기자 출신의 이민 1.5세 윤경복 씨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KACF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행사에 참가해 눈도장을 찍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
2002년 설립 이래 총 700만 달러(74억 2천만 원) 이상을 모아 50여 개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윤 총장은 "그동안 '모범적 소수'라는 미명 아래 한인 이민자들이 겪는 빈곤과 무주택, 정신질환, 노인문제 등이 덮였다"며 한인사회에 초점을 맞춘 자선활동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모범적 소수'는 다른 민족이나 인종, 종교 단체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임금과 교육을 받아 성공한 집단을 일컫는다.
타임스는 뉴욕필하모닉과 보스턴대 이사로 활동 중인 한성은씨의 사례도 소개했다.
피아니스트 출신인 한씨는 1996년부터 투자은행가인 남편의 이름을 딴 'G.크리스 앤더슨 패밀리 파운데이션' 등 2개의 가족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한 씨는 한인사회의 인식 변화로 자선 의지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게 됐다며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두번씩 기부를 요청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 출신으로 씨티은행의 임원을 지낸 프라딥 카시야프는 이런 현상을 `진정한 미국인이 되기 위한 여정'으로 표현했다.
'아메리칸 인디아 파운데이션'의 부의장인 그는 "아시아계가 백인 주류사회의 기부와 자선활동을 보면서 '나도 이제 저렇게 할 거야'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아시아계의 자선활동 규모는 아시아계 인구의 증가세와 비례하는 추세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구는 46%가 늘었다.
이는 전체 미국인 인구 증가율의 4배에 달한다.
타임스는 아시아권에서는 가족이나 이웃, 교회, 이익단체 등에 한정되는 경향은 있지만 기부 전통이 강한 편이라며 미국에서 성공한 아시아계 인구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이들의 사회환원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연합뉴스)
NYT "자선활동서 보폭 넓히는 미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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