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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광고에 내 얼굴이"…항의해도 협박·무시

<앵커>

지하철 역사나 지하상가를 지나다 보면 이런 성형 광고들이 넘쳐납니다. 대부분 수술 전과 후의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들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동의해준 적도 없는데 이 사진이 인터넷 성형 광고에 버젓이 올라가 있다면 얼마나 당혹스럽겠습니까. 병원에 항의를 했더니 억울하면 소송을 하라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채희선 기자가 사연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얼굴 지방이식 수술을 받은 김 모 씨.

병원 홈페이지 광고를 보고 놀라다 못해 수치심마저 들었습니다.

자신의 수술 전후 얼굴 사진이 올라온 겁니다.

[김 모 씨/피해자 : 제가 얘기 안 했다면 병원에서 계속 (사진을 광고용으로) 쓰고, 자료로 남았을 거 아니에요. 굉장히 수치스럽고요.]

병원에 항의했더니 뭐 대수냐는 반응에 이어서 협박성 대답까지 돌아왔습니다.

[김 모 씨/피해자 : 연예인도 아니면서 이런 것 가지고 다짜고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웃기지 않느냐. 인터넷이나 주변 사람에게 알릴 경우, 우리가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당신을 고소할 수 있다.]

역시 수술 전후 사진이 무단으로 사용된 이 모 씨.

병원에 항의했더니 비슷한 반응이었습니다.

[이 모 씨/피해자 : 너무 당당하게 너네 고소할 거면 고소해라. 우리는 법무팀 다 준비돼 있으니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고요.]

이 씨와 함께 병원을 찾아가봤습니다.

역시 소송할 테면 하란 태도입니다.

[성형외과 의사 : 제가 지금 기억을 못 한다니까요. 우리는 다 돼 있으니까 가서 재판 진짜 하세요.]

동의 없는 수술 전후 사진 도용은 명백한 명예와 초상권 침해.

게다가, 환자 비밀을 누설한 의료법 위반 행위입니다.

하지만, 단속이 쉽지 않습니다.

[이창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 : 일단 환자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가 확인하기 쉽지 않은 사항이고 무단이용한 것은 본인이 형사 고소를 해야 제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단속하기가 쉽지 않은 사안입니다.]

다른 전공 의사까지 너도나도 돈 되는 성형외과로 뛰어든 기이한 의료현실.

법은 물론 상식까지 무시하는 일부 일그러진 성형외과의 횡포에 환자들의 피해가 이중삼중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김흥기·주용진,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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