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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옹벽 곳곳 누수·균열…1500세대 '덜덜'

<앵커>

아파트 단지 바로 뒤에 있는 수직 옹벽 때문에 1500가구 주민이 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서 위험한 징후들이 자꾸 나타나고 있는데 관할 관청은 나몰라라 합니다.

최우철 기자가 현장취재 했습니다.



<기자>

경비원들이 얼음 덩어리를 도끼로 깨냅니다.

옹벽에서 흘러나온 물이 얼어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된 겁니다.

그런데 이런 얼음 덩어리가 한두 개가 아닙니다.

어른 키 네 배나 되는 것부터, 빙벽에 가까운 것까지 곳곳이 커다란 얼음 줄기입니다.

이렇게 옹벽 곳곳에서 물이 새는 것은 인왕산에서 내려오는 수맥을 막은 채 지었기 때문.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이렇게 지하수가 높은 데서 흘러나오는 지역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판단돼요.]

옹벽 틈을 비집고 흘러나온 물이 해마다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서 옹벽 곳곳엔 금이 갔고, 옹벽 상단 일부 블록은 아파트 쪽으로 불룩 튀어나왔습니다.   

이 수직 옹벽은 10m 이상 높이에 길이만도 250여 m.

그 위로 산과 축대가 누르고 있습니다.

옹벽 바로 위 도로는 옹벽과 평행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옹벽 위쪽에 이렇게 옹벽을 따라서 같은 방향으로 균열이 있는 것은 옹벽이 밀릴 수 있는 증거의 초기단계일 수 있어요.]

아파트 단지 1천 500세대 주민의 불안감은 공포에 가깝습니다.

[김정순/아파트 주민 : 폭우가 내리거나 그럴 때 걱정이 되거든요. 지반이 튼튼한지….]

[이현미/아파트 주민 : 옹벽 근처에 방이 있거든요. 거기서 저희가 잤었는데요. 다 이쪽으로 넘어왔어요. 너무 불안해서 잘 수가 없는거예요.]

사정이 이런데도 해당 구청은 10년째 단 한 번도 위험도 조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근처 재개발 조합이 전문기관에 의뢰한 보고서를 근거로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종로구청 담당 공무원 : (이 조사는) 메뉴얼에 의해 한 것이거든요. 원칙적으로 한다면 유지 관리나 보수라든가 모든 법적 관리책임은 민원인들한테 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존 조사에는 수맥 조사가 빠져 있다며 정밀 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류지협/한려대 토목공학과 교수 : 지하수가 어떤 형태로 어떻게 흐르는지와 옹벽 경계 부위 지반조사나 이런 부분이 미흡해서 수행이 필요합니다.]

구청의 안이함 속에 시간이 흐를수록 벌어져가는 옹벽과 도로의 균열만큼 1천 500세대 주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김태훈,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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