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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무이자 할부 중단…정부의 시각은?

"무이자할부 축소는 바람직…공짜 생각 버려야"

[취재파일] 무이자 할부 중단…정부의 시각은?
마트와 백화점, 항공권, 보험료... 새해 벽두부터 사실상 모든 결제의 현장에서 무이자 할부가 중단됐습니다. 당장 없는 살림에 요긴하게 무이자할부를 써왔던 서민들은 울상입니다.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 탓, 대형가맹점은 카드사 탓을 돌리며 티격태격하고 있는 사이 정부 입장이 궁금해 들어봤습니다.

한 마디로 '무이자 할부 축소는 정부 방침과 맞는 바람직한 방향이며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카드사와 가맹점간 한치 양보없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정부는 오히려 잘 됐다는 입장인 셈인데요, 이대로라면 앞으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아예 구경하기 힘들게 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무이자 할부의 중단 배경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지난달 22일부터 여신법 개정안이 발효됐습니다. 매출액 1천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은 무이자 할부를 포함한 각종 판촉서비스를 진행할 때 절반 이상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됐습니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 무리하게 혜택을 제공하면 결국 중소가맹점의 수수료가 높아져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취지입니다. 새 법은 또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낮추고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은 높이도록 했습니다. 대형가맹점들은 안 그래도 수수료율 부담도 커졌는데 그동안 한푼도 내지 않았던 무이자할부 서비스 비용까지 어떻게 부담하느냐며 카드사의 요구를 거절했고 이번 중단사태가 일어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담당자는 "원칙적으로 온 국민이 공짜 할부에 길들여진 것 자체가 잘못이다"라며 운을 뗐습니다. 작년 한해 약 40~50조 원 어치가 무이자 할부로 결제됐는데 이 서비스를 위한 비용은 그동안 전적으로 카드사들이 단독 부담해왔고 그 부담비용은 1조 2천억원에 달합니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마트나 백화점 같은 대형가맹점의 요구에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발생한 1조 2천억원의 비용을 만회하기 위해 그동안 카드사들은 중소가맹점에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해왔던 것. 결국 무이자할부는 중소가맹점의 부담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무이자할부가 너무 일상화됐는데 축소되는 방향이 맞다"며 "체크카드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도 공짜개념인 무이자할부 축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무이자 할부는 우리나라만 유일한 제도로 지금처럼 일상화된 건 비정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갑자기 무이자 할부가 중단돼 불편을 겪는 서민들은 어떡하란 말이냐고 질문에 권 과장은 "사기업간 계약에 정부가 간섭할 수 없다. 가맹점과 카드사간 원만하게 협의하길 기대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습니다.

정부측 시각이 원론적으로 맞다 할지라도, 최소한 무이자할부란 소비생활에 길들여진 서민들이 겪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정부가 미리 무이자할부 중단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했다면 새해 벽두부터 이렇게까지 혼란을 겪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정부에서 마음만 먹으면 가맹점과 카드사간 대화를 중재한다든가 기업들에게 무이자할부 중단을 미뤄줄 것을 촉구한다든가 얼마든지 노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시경제는 연착륙을 그리 외치면서 서민들의 소비생활은 왜 연착륙시켜주지 않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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