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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만삭인 리설주의 배가 갑자기 들어갔다?

[취재파일] 만삭인 리설주의 배가 갑자기 들어갔다?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가 다소 ‘홀쭉’해진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리설주의 몸상태를 놓고 여러 가지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1월 1일 모란봉 악단의 신년 경축공연에 양장을 입고 나타난 리설주의 배가 예상과는 달리 많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벌써 출산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지만, 불과 10일 전에도 리설주의 공개활동이 있었던 터라 의문만 높아지고 있다.

리설주 임신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리설주의 임신설이 나오게 된 계기는 지난 9,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설주가 9월 7일 김정은 제1비서의 평양민속공원 현지지도 동행 이후 50일 넘게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임신설’과 함께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근신중이라는 이른바 ‘풍기문란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리설주는 10월 30일(조선중앙TV 보도 기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창립 60돌 기념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에 다시 나타난다. 긴 코트를 입은 채 다소 얼굴이 붓고 아랫배가 조금 나온 듯한 모습이었다.(아래 사진) 이날 이후 리설주의 임신설은 정설로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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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4.25 체육단의 사격과 배구 경기를 관람했던 리설주는 다시 한동안 잠적했다가 12월 17일 모습을 드러낸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1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자리에서다. 리설주는 이날 한복으로 된 검은 상복을 입었다.(아래 사진) 한복을 입었기 때문에 임신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려웠지만 언뜻 보면 배가 불러보이는 듯한 점을 들어 리설주가 만삭이며 출산이 임박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리설주가 양장이 아닌 한복을 입은 것도 만삭인 배를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추정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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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리설주는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에 공헌한 과학 기술 노동자들을 위해 마련된 연회에 김정은 제1비서와 함께 참석했다. 역시 한복 차림이었다. 한복을 입고 있었던 만큼 리설주의 임신 상태는 12월 17일의 맥락에서 이해됐다.

그런데, 1월 1일 모란봉악단의 신년경축 공연에 리설주가 양장을 하고 나타났다.(아래 사진) 배가 많이 부르지 않은 모습으로 말이다. 도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벌써 출산을 했다고? 10일 만에 다시 나온 리설주가 그새 출산을 했다면 산후조리도 하지 않은 채 공개활동을 강행하고 있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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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되짚어 본 리설주 임신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면 기존의 가설들을 다시 되짚어 볼 필요가 있겠다. 상식적이지 않은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면 우리가 믿고 있는 전제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먼저, 리설주는 정말 임신한 것일까? 리설주 임신설의 근거는 10월 30일자 모습에서부터 비롯된다. 이른바 ‘풍기문란설’이 제기되던 시점에 북한이 다소 부은 듯한 얼굴과 아랫배가 조금 나온 듯한 리설주를 공개하면서 논란을 잠재웠기 때문이다.

사실, 10월 30일의 영상만으로 리설주의 임신을 단언할 수 있느냐는 데는 의문부호가 붙지만, 정보당국의 판단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리설주의 임신설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모 정보당국 관계자는 평양으로 고급 출산용품이 수입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북한이 리설주의 출산에 대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12월 17일과 22일 한복을 입고 나타난 리설주가 만삭의 상태였나 하는 점이다. 12월 17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검은 한복을 입고 나타난 리설주를 만삭으로 추정한 것은 그야말로 ‘감’에 불과한 것이었다. 한복이라는 옷의 특성상 배가 나왔는지 안나왔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데, 걸음걸이에서 언뜻 보이는 듯한 느낌으로 리설주의 만삭을 추정한 것이다. 10월 30일자 영상에서 아랫배가 조금 나온 것으로 보이는 만큼 2개월 동안 배가 더 많이 부르지 않았겠느냐는 추정도 가미됐다.

하지만, 당시 동영상을 다시 되짚어보면 리설주가 만삭이라는데 의문이 생기는 장면이 있다. 리설주는 당시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여 참배했는데, 만삭의 임산부가 이와 같은 참배를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다.(아래 첫번째 사진) 또, 닷새 뒤 공개된 22일 영상을 보면 리설주는 다소곳이 손을 가운데로 모은 채 의자에 앉아있는데 배가 많이 나왔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아래 두번째 사진) 이 사진을 본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리설주가 만삭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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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1월 1일 양장을 입은 리설주의 모습이다. 정면으로 찍힌 영상을 보면 리설주의 배가 많이 나오지 않은 듯 보여 임신을 한 것인지조차 헷갈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측면에서 찍힌 영상을 보면 리설주의 배가 나와 있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아래 사진) 정보당국 관계자는 리설주가 입은 옷이 임산부용 양장인 ‘항아리형 양장’이라서 임산부 티가 잘 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리설주는 임신을 해도 배가 많이 나오는 체형은 아닌 듯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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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점들을 종합해보면, (리설주가 임신한 것 같다는 정보당국의 판단을 전제로 할 때) 리설주는 아직 만삭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오류는 12월 17일 검은 한복을 입은 리설주를 만삭으로 추정한 데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리설주가 임신한게 사실이라면 리설주가 현재 임신 25주 안팎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최고지도자 가족의 신상은 북한의 미래와 직결 

북한과 같은 왕조체제에서 최고지도자와 그 가족의 신상은 북한 체제의 앞날과 직결된다. 우리가 김정은 일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다.

하지만, 리설주의 임신설이 제기되고 갖가지 추정들이 제기되는 이번 상황을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북한 권부 내의 정보가 대단히 제한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손으로 더듬어 코끼리 모습을 그리는 작업이 앞으로도 계속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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