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고 지도자의 새해 첫날 공식 행보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고 지도자의 첫날 일정에 따라 북한의 한 해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작년 1월1일 탱크부대를 방문했던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올해는 새해 첫날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것은 올해 북한 정권의 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김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는 고위간부 및 북한 주재 외교관들과 함께 1일 0시를 기해 축배를 들고 나서 모란봉악단의 신년경축공연을 관람했다.
김 제1위원장의 올해 첫 새벽 공연 관람은 작년 1월1일 아침의 군부대 시찰과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당·정·군을 확실히 장악한 김 제1위원장의 체제 자신감에서 나온 행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김 제1위원장은 올해 군부대 시찰보다는 민생 친화적인 행보 쪽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다음해의 첫 날이었던 작년 1월1일 첫 일정으로 군 고위간부들을 대동하고 시찰한 군부대는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이다.
이 부대는 김정일 위원장이 1960년 8월25일 생전 처음 방문한 군부대로, 북한은 이날을 `선군혁명 영도 개시일'로 기념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이처럼 `선군 영도'를 상징하는 탱크부대 시찰한 것은 2012년 한 해 동안은 아버지의 `유훈' 관철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희천발전소, 평양 창전거리, 능라인민유원지 등 대규모 건설 성과와 12월의 위성 발사 성공까지 모두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을 `빛나게' 관철한 결과라고 선전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 사망 다음해인 1995년 1월1일 당시 최광 군 총참모장 등을 대동하고 인민군 214부대, 즉 `다박솔초소'를 시찰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이날 다박솔초소 시찰이 `선군시대의 서막이 열린 날'이라고 주장한다.
조선중앙방송은 2002년 2월 `천만년 빛나라 위대한 선군시대여'란 제목의 정론에서 "(1995년 당시의) 형세는 엄혹하고 준엄했다.
바로 그때 장군님(김정일)께서는 무작정 앉아 버티는 절망적인 선택도 아니고 적들의 경제봉쇄의 제물이 되는 길도 아닌 장군님 식의 새로운 길을 택했다"며 "그것은 선군혁명의 길이었다. (김 위원장이 다박솔초소를 시찰한) 1995년 1월1일은 선군시대의 서막이 열린 역사의 날"이라고 밝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일이 갑작스레 사망한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작년 첫날의 군부대 시찰은 김정은의 위기감에서 출발한 행보였다"라며 "하지만 작년 7월 리영호 숙청과 일부 장성의 계급강등을 통해 군부의 위상을 낮추고 군부를 장악한 김정은이 올해 첫날에는 굳이 군부대 시찰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새해 첫 일정으로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한 것은 권력승계가 원만히 이뤄진 데 대한 자신감과 위성 발사 성공에 따른 기쁨이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 김정은은 이러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민생친화적인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작년 첫날 군부대 갔던 北 김정은, 올해는 공연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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