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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검사가 마음대로 압수물 폐기하면 위헌"

"공정한 재판받을 피고인 권리 침해"

헌재 "검사가 마음대로 압수물 폐기하면 위헌"
위험하지 않은 압수물을 사건종결 전에 폐기한 행위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검사의 지휘를 받아 경찰관이 과도 등 증거물을 전부 폐기한 데 대해 피고인 이모씨가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위험발생 염려가 없는 압수물임에도 임의로 이를 폐기한 행위는 적법절차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3일 밝혔다.

헌재는 "압수물은 검사의 이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증거신청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고자 하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도 존재하므로 사건종결 시까지 이를 그대로 보존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종결 전 압수물의 폐기를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130조 2항은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조항은 '위험발생의 염려가 있는 압수물은 폐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위험발생의 염려가 있는 압수물이란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 재산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물건으로 보관 자체가 대단히 위험하거나 곤란한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압수물에 대해서는 설사 피압수자의 소유권포기가 있다 하더라도 폐기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이수·김창종·안창호 재판관은 "해당 사건의 압수물 폐기행위는 예외적으로 법률을 잘못 해석·적용한 사안일 뿐 반복될 위험이 없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해 긴요한 사항으로 볼 수 없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이씨는 2010년 강도예비 및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를 받는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경찰관은 이씨가 가지고 있던 플라스틱 생수병 1개, 과도 1개, 일회용라이터 1개 등을 압수했다.

이씨는 1심 재판 중 강도예비 혐의에 대한 무죄를 주장하고자 경찰관이 압수한 과도에 대해 검증신청을 한 결과 압수물이 모두 폐기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자 이씨는 압수물을 폐기한 행위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 것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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