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계파나 파벌에 속하지 않은 제가 나서 그런(계파) 문화를 뿌리뽑겠다."
3선의 민주통합당 박기춘 의원이 28일 대선 패배 후 방향을 잃은 민주당의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당초 이번 신임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자리였으나, 그는 "원내대표직만 맡겠다"며 `비대위원장 별도 선출' 카드를 공약으로 내건 상태여서 새로 뽑힐 비대위원장과 함께 `투톱 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4개월여간의 시한부 자리이긴 하지만 그는 박근혜 정권 초기의 정부ㆍ여당에 맞서 제1야당의 존재감을 찾느냐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비대위원장과 함께 대선 패배 후유증을 추스르며 혁신과 쇄신 작업을 통해 당을 재건해 나가야 하는 책무도 그에게 주어졌다.
`실무형'으로 꼽히는 그의 당선에는 대선 패배 후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거세게 제기돼온 친노 책임론의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명숙-이해찬 대표 및 문재인 전 대선 후보 배출 등을 거치며 당을 장악해온 친노ㆍ주류계에 대한 당내 불만과 반감이 확산되면서 적지 않은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시각이다.
그는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론으로 곤욕을 치러온 박지원 전 원내대표계의 핵심이지만,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편이다.
그는 정견발표에서 "편가르기와 진영논리, 담합 등이 의원들의 의욕을 저하시켜왔다"며 "계파의 이익을 떠나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거 과정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의사가 결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대선 과정에서 후보 근처에는 오지도 못하게 하는 수모를 겪었다.
깊은 뜻이 있다는 생각에 견뎠지만 나중에 알아보니 어처구니 없는 주먹구구식 방침이었다"며 친노 주류측을 겨냥했다.
이 때문에 그의 선출로 당분간 친노계의 세 위축이 불가피해지는 등 당내 세력판도에도 일정부분 변화가 예상된다.
박 전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시절 원내 수석부대표를 두 차례 역임하며 대여 협상력을 어느정도 인정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제1야당의 대여 전략을 진두지휘할 사령탑으로서 그의 임무는 녹록지 않다.
당장 예산안을 비롯, 유통산업발전법과 세법, 택시법 등 쟁점법안의 연내 처리 문제가 당면해 있다.
무엇보다 새해 들어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박근혜 정부의 첫 조각 이후 줄줄이 예상되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과제가 그의 어깨 위에 놓여있다.
정부조직 개편 문제를 놓고도 국회에서 여야간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여기에 문 전 후보가 약속했던 정치개혁과 검찰ㆍ재벌개혁의 불씨도 살려가야 하는 상황이다.
박 의원이 `선택과 집중'을 내세워 비대위원장은 맡지 않겠다고 사전에 공언함에 따라 비대위원장 선출 작업이 후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는 정견발표에서 "별도의 비대위원장에게 당의 혁신과 개혁, 대선 평가와 나아가 4ㆍ11총선 평가를 분명히 할 권한을 줘야 한다"며 "교황식 선출방식 대로 본인의 출마의사를 듣기 전에 의원들이 적어내 다수표를 얻은 분이 비대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주 박기춘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의미와 과제
'친노책임론' 반사이익 한 몫…비대위원장과 '투톱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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