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내년 1월21일 2기 취임식을 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이 가장 추운 1월 대통령 취임식을 하는 건 80년 된 관례다.
4년 전에도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취임 선서와 퍼레이드를 보려고 무려 180만명이 영하 1℃의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워싱턴DC의 백악관과 의사당 주변에 몰려들었다.
원래 정해진 취임 날짜는 1월20일.
2013년은 이 날이 일요일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은 그날 개인적으로 선서하고 나서 다음 날 다시 공개적인 취임 절차를 다시 밟는다.
1933년까지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3월4일 대통령이 취임식을 하고 백악관에 들어갔고 의회도 같은 날 개원했다.
1789년 미국 의회가 처음 소집되고 새로 채택된 헌법에 따라 미국 정부가 돌아가기 시작한 날을 기념해서다.
따라서 11월 대통령 선거일부터 치면 17주 격차가 있었던 셈이다.
18~19세기에는 대통령 당선인이나 일부 새로 임명된 각료, 공무원이 마차 등의 '원시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해 고향에서 워싱턴DC로 '행차'하는데 이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는 게 국무부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또한 17주의 '레임덕(lame duck)'을 의미하기도 했다.
유권자들에게 버림받은(?) 대통령이나 상·하원의원이 이 기간 백악관 등에서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기는 했지만 책임 있는 정책·의사 결정을 할 수는 없고 마음도 이미 딴 데 있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취임식 날짜를 옮긴 게 단순히 교통수단 개선 때문만은 아니라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라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오랜 레임덕 기간에 국가 위기 사태가 발생해도 헌 정부나 국민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행동을 취하지 못한 채 새로 당선된 대통령과 새로 뽑힌 의원들을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예컨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1861년 3월4일 취임할 때까지 17주 동안 7개 주가 연방에서 분리 탈퇴했다.
전임자인 제임스 뷰캐넌 대통령은 당선인과 각 주가 탈퇴할 권리가 없다는데 동의했지만 정부가 강제로 국가를 재통합하는 것도 불법이라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링컨이 백악관에 들어갔을 때 연방 정부는 남부연방(남북전쟁 때 남부 동맹의 11개 주)의 설립에 대응해 한 일이 거의 없었고 미국은 역사상 최악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또 다른 단적인 예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다.
역시 그가 선거에서 이기고 나서 취임했던 1933년 3월4일까지 17주 동안 미국 경제는 대공황(Great Depression)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였다.
경제가 극도로 피폐하고 수천개 은행이 도산했으며 미국인 4명 중 1명이 실직한 상태였지만 미국은 리더 없이 허송세월해야 했다.
이후 많은 정치인이 레임덕의 심각성을 제기했지만 취임식을 규정한 헌법을 개정하는데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결국 1922년 조지 노리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이 의회는 1월3일 소집하고 대통령은 1월20일 취임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고 10년 공방 끝에 상·하원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이번 새로 구성되는 113차 의회가 새해 1월3일 문을 열어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내각 구성원 등을 인준하는 절차부터 시작한다.
한편 국무부는 1월이 춥기는 하지만 3월도 꼭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소개했다.
1841년 3월4일 윌리엄 헨리 해리슨 대통령 취임식 때 기온은 9℃였지만 제법 강한 바람이 불면서 쌀쌀했다.
그는 모자를 쓰고 코트를 입고 장갑을 끼는 것을 거절한 채 두 시간 동안 미국 역사상 최장의 취임 연설을 했고 이 때문에 감기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감기는 폐렴으로 악화됐고 해리슨 대통령은 4월4일 사망해 미국 역사상 최단명 대통령이 됐다.
(워싱턴=연합뉴스)
美 대통령은 하필 왜 가장 추운 1월 취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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