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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한국서 빨리 영화찍고 싶어 단편 선택"

동생 박찬경 감독과 단편영화 '청출어람' 연출

박찬욱 "한국서 빨리 영화찍고 싶어 단편 선택"
"한국사람들과 빨리 일하고 싶었는데, 단편영화가 딱 좋았죠."

박찬욱 감독은 27일 코엑스 한 영화관에서 열린 영화 '청출어람' 쇼케이스에서 이 영화의 연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박 감독은 미국에서 지난해부터 1년여 동안 할리우드 영화 '스토커'를 만들고 지난 가을 귀국했다.

그는 미국 활동에 대해 "언어도 인종도 다르고 낯선 시스템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일을 하니까 어려웠다"며 "한국에서는 늘 비슷한 스태프와 오랜 세월을 해왔는데 미국 영화는 현장이 바쁘게 움직이고 하루에 찍어야 할 분량이 많아서 정신없고 배우와 의논할 시간이 없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청출어람' 촬영)엔 사흘밖에 안 됐지만 그 시간이 그래서(한국사람들과 함께 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는 그가 전에 만든 단편영화 '파란만장'에 이어 친동생인 박찬경 감독과 함께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최근 이름의 공통 글자를 딴 '파킹 챈스(Parking CHANce)'란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박찬경 감독은 "'파킹찬스'는 주로 단편영화나 예술적인 영화, 거대자본이 투여된 극장용 영화 중심이기보다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작업을 하려고 만든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형제가 함께 영화를 만드는 것의 장점으로 "지각해도 되고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 수도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번 영화는 아웃도어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40주년 기념 '필름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자연'이라는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경주 남산을 배경으로 판소리 스승(송강호 분)과 제자인 어린 소녀(전효정)가 나누는 이야기, 판소리를 연습하는 모습이 18분 분량으로 그려졌다.

이날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는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줬다.

박찬경 감독은 작품에 대해 "아웃도어의 이미지라고 해서 자연을 역동적으로 뛰어다니는 모습보다는 정감 있고 자연과 잘 어우러진 풍경, 우리의 소리를 갖고 엮어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송강호는 "지금 영화 '관상'을 촬영 중이라 시간이 잘 안 됐는데 3일 정도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파란만장'의 팬인데, 박찬욱 감독은 오래 함께 해왔고 박찬경 감독님에 대한 호기심이랄까, 두 분이 함께 작업하는 데 함께해보고 싶었다"고 출연 동기를 얘기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만든 '스토커'를 내년 2월 28일 국내에서 개봉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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