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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건 아직 '오리무중'…공소시효는 임박

화천 70대 노파사건 해결…미제 강력사건 16건 남아<br>쾌거 이룬 전담팀 인원 오히려 줄어…수사력 '한계'

그때 그 사건 아직 '오리무중'…공소시효는 임박
2012년 임진년(壬辰年)이 저물어가지만, 강원도 내에서 발생한 살인 등 강력 미제사건이 해를 넘기고 있다.

범인들의 모습은 저물어 가는 해의 저편에 숨은 채 점차 흐릿해지고 있다.

이 중 공소시효 완성일이 임박한 사건의 유족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상처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2000년 이후 도내에서 발생한 살인 등 강력 미제사건은 모두 16건.

대부분 2007년 12월 이전에 발생한 사건으로 경찰은 공소시효 완성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가 2007년 12월부터 25년으로 늘었다.

그러나 법 개정 이전 범죄는 소급적용이 안 돼 기존 15년을 적용받고 있다.

그나마 강원지방경찰청 미제사건 수사전담팀이 지난해 11월 신설된 이후 2007년 10월 화천에서 발생한 70대 노파 살인사건을 끈질긴 추적 끝에 해결하면서 16건으로 줄었다.

◇10년째 '오리무중'인 미제사건 = 10년 전인 2002년 2월2일 오후 4시께.

춘천시 후평동의 한 모텔 주차장 있던 택시 뒷좌석에서 5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남성은 경기 시흥시의 택시기사 박모(당시 52세)씨였다.

둔기에 택시 유리창이 파손됐고, 동전이 사라진 점 등으로 미뤄 경찰은 택시 강도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춘천에 연고를 두고서 경기 안산과 시흥 일대에 취업해 있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층을 상대로 탐문에 나섰다.

2천여 명을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였으나 결정적인 단서나 용의자를 찾지 못했다.

숨진 박씨 택시의 운행기록장치(태코미터)까지 분석했으나 초기 수사에 실패하면서 10년째 도내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같은 해 11월12일 오후 4시50분께 태백시 문곡소도동 속칭 새박골 입구 도로에서 자동차 액세서리 판매상인 금모(당시 65세·경북 봉화군)씨 피살사건도 10년째 미궁이다.

이듬해인 2003년 4월18일 인제군 가아리 광치령 고개 인근에 버려진 3개의 쌀 포대에서 토막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안겨줬다.

경찰은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의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8년 전인 2004년 4월16일 동이 트기 전 어스름한 새벽녘. 평창군 진부면 호명리 인근 영동고속도로 굴다리 경사면에 5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남성이 서울에서 관광버스 운전기사로 일했던 우모(당시 54세)씨 라는 것을 확인했다.

우씨의 다리는 흉기에 찔려 있었고, 목뼈는 부러진 상태였다.

경찰은 누군가 우씨를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살해하고서 인적이 드문 평창의 한 고속도로변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으나 단조조차 잡지 못했다.

◇나머지 미제사건들도 '미궁' =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을 제외한 대표적인 도내 강력미제 사건은 2005년 8월14일 발생한 이른바 '양구 전당포 노부부 살인사건'이다.

사건 당일 오후 양구군 중리의 한 전당포에서 중국인 노부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군(郡) 단위 지역 한복판에서 노부부를 대상으로 저질러진 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적지않은 충격을 안겨 줬다.

또 같은 해 10월27일 인제군 귀둔리 인근 교량 아래 계곡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도 여전히 미궁 속이다.

이 사건은 그로부터 2년 전인 2003년 2월22일 인제 남면의 한 교량 밑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여러 유사성 때문에 연쇄 살인 가능성이 제기돼 수사 당국이 한때 긴장했다.

연쇄 살인 가능성은 기우에 그쳤지만,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했다.

한 달 뒤인 11월6일에는 강릉시 박월동 모산봉 등산로 입구에서 50대 초등학교 여교사가 자신의 코란도 승용차 뒷자리에 양손이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여교사의 얼굴은 종이봉투가 씌워져 있었고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졸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지역 주민들을 경악하게 한 이 사건 수사도 8년째 답보 상태다.

2006년 3월 집수정에서 숨진 채 발견한 동해 20대 학습지 여교사를 비롯해 2006년 10월 동해 부곡동 20대 여성과 2007년 5월 춘천 서천리 30대 식당주인 피살사건은 7년째 오리무중이다.

◇전담팀 인력 오히려 줄어…수사력 '한계' = 성폭력 사건과 강력 미제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강원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1월25일 미제사건 전담 수사팀(이하 전담팀)이 신설했다.

팀장을 포함해 총 5명으로 편성한 전담팀은 백지상태에서 도내 주요 미제사건에 대한 밑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3개월 만인 지난 2월 5년간 미궁 속에 빠져 있던 화천 70대 노파 피살 사건의 범인을 검거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 사건은 육군 모 부대 부사관이던 60대 남성이 과거의 부대 지휘관에게 앙심을 품고 집을 찾아가 지휘관의 어머니인 최모(여·당시 77)씨와 말다툼 끝에 벌어진 살인으로 드러났다.

사건 초기 경찰은 용의자 확보에 실패했으나 전담팀은 노파 피살 직후부터 배달된 편지의 내용을 분석,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탐문수사 끝에 범인을 검거했다.

그러나 경찰은 치안 현장 근무인력 강화 지침에 따라 지난 8월 전담팀 인력을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3천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도내 미제사건 관련 기록을 정밀 재검토하고, 미제사건 1건당 10여 명 안팎의 수사 참여자를 직접 만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이렇다 보니 타시도 등의 출장이 거의 매일 반복되고 있다.

사건 기록을 꼼꼼히 검토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증거도 남아 있지 않고 관련자의 기억에서도 거의 잊혀가는 미제사건을 재구성하려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기록을 모아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지금과 같은 부족한 인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로 그저 기적만 바라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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