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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학자금대출에 '국민행복기금' 18조 투입

가계부채·학자금대출에 '국민행복기금' 18조 투입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꼽은 금융권의 최대 현안은 1천조원을 넘는 가계부채와 수십만명으로 추정되는 `하우스푸어'다.

박 당선인은 내년 2월 임기가 시작되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국민행복기금' 조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320만명의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를 구제하고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전세보증금 부담이 큰 세입자)'는 기본적인 주거권 보장에 초점을 맞춰 공공기관의 주택지분 매입과 금융권의 보증금 대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공약이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데다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18조원 `국민행복기금' 만들어 가계부채 불 끈다 박 당선인의 가계부채 해법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이 기금은 320만명의 신용불량자 구제 용도로 쓰인다.

기금의 재원은 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고유계정과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 등으로 1조8천억원을 마련, 이를 바탕으로 10배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국민행복기금은 금융회사나 민간 자산관리회사(유동화전문회사, 채권추심업체 등)가 보유한 가계의 연체채권을 사들여 대출 원금을 50%(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은 70%)까지 깎아준다.

나머지는 장기간 나눠 갚도록 채무를 조정한다.

국민행복기금은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하는 데도 쓰인다.

연 20% 이상 고금리로 여러 금융회사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는 1인당 1천만원 한도에서 저금리ㆍ장기상환 방식의 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

대학생 학자금 대출에도 국민행복기금을 투입, 원금의 50%까지 감면하고 연체 채권을 사들여 취업 때까지 채권 추심을 중단한다.

오정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9일 "가계부채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데는 충분치 않겠지만, 재원 조달에 관심을 기울여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채무 조정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아도 정부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불량 채권을 모두 정부가 떠안는 점도 형평성 시비가 불거질 소지가 있다.

금융권에선 국민행복기금은 상환이 어려워 사실상 `퍼주기'가 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하우스푸어ㆍ렌트푸어 `거주권 보장'에 방점 박 당선인의 하우스푸어 구제책은 이 문제를 민간의 자율에만 맡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을 바탕에 뒀다.

정책 핵심은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다.

하우스푸어 상태에 빠진 주택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넘기고, 공공기관이 가진 지분만큼 임대료를 내면서 살게 하는 것이다.

하우스푸어로서는 집의 소유권을 유지할 수 있다.

은퇴를 전후한 50대 베이비부머 세대는 `주택연금 사전가입'을 할 수 있게 된다.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 등을 융통하는 `역모기지론'을 50대부터 이용할 수 있다.

렌트푸어를 위해선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도입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우리나라의 주택 구입 경향에 맞춘 제도다.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에 해당하는 돈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로 빌린다.

세입자는 보증금을 내지 않는 대신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월세처럼 내야 한다.

박 당선인의 하우스푸어 구제책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와 비슷한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신탁 후 임대)' 같은 제도를 일부 시중은행이 도입했지만 실적은 초라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에 대한 집착이 강한 우리나라 풍토에서 지분 일부라도 넘기는 제도가 널리 보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에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입할 단계는 아직 아니라는 게 금융당국의 기본 시각이다.

하우스푸어 주택 지분을 사들이는 공공기관의 재정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소비자는 보호, 금융사 대주주는 감시ㆍ견제 박 당선인은 금융권에 `탐욕'이란 굴레를 씌운 금융회사의 약탈적 대출과 불법 채권추심을 근절하기 위한 대출소비자 보호 법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따라서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따지지 않은 무분별한 신용대출과 카드론 등이 엄격한 규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체는 금융감독원의 감독 대상에 넣어 일정한 자본금과 인력을 갖춘 곳만 영업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무자격ㆍ미등록 대부업체가 난립한 탓에 저신용자들이 고금리와 불법 채권추심에 노출되는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조치다.

개인별 신용평가 결과를 의무적으로 알리고, 이에 대한 이의제기 권한을 보장하는 방안도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에 담았다.

은행과 저축은행에만 적용된 `대주주 적격성 유지심사'는 모든 금융회사로 확대한다.

보험사와 증권사의 대주주도 감시와 견제를 받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보험ㆍ증권사를 계열사로 둔 삼성, 한화, 동부, 태광 등 재벌그룹으로선 난감한 제도다.

오너가 처벌되면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관련해 박 당선인은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7월16일 "우리금융 민영화는 차기 정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으로 미뤄 어떤 형태로든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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