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박근혜노믹스' 성장보단 민생·경제민주화에 방점

'박근혜노믹스' 성장보단 민생·경제민주화에 방점
앞으로 5년간 우리 경제를 이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양극화로 서민과 중소기업 등 경제적 약자의 삶은 궁핍해지고 내수는 활력을 잃었다. 1천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언제 우리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지 모른다. 수출 역시 세계 경기 침체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저성장 국면에 돌입했다. 일본식 장기불황을 겪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박 당선인은 위기의 한국 경제를 되살릴 해법으로 '민생 살리기'를 제시했다. 서민 주머니를 두툼하게 하고 중산층을 복원해 얼어붙은 소비와 내수에 온기를 돌게 하겠다는 방안이다. 당장은 가계부채 해결이 시급하다고 했다.

시대의 화두가 된 경제민주화 방안으로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우선으로 꼽았다. 출자총액제한제도나 기존 순환출자 금지 등은 국민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며 선을 그었다.

◇18조 '국민행복기금' 설립해 일반 채무 절반 경감

가계부채 해법은 박 당선인이 '국민행복 10대 공약' 가운데 이를 맨 앞에 세울 만큼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경기 침체를 극복하려면 938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급한 불을 끄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이 내놓은 해법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설립이다.

국민행복기금은 금융회사나 민간 자산관리회사가 보유한 가계의 연체채권을 사들여 채무를 장기간 나눠 갚을 수 있게 조정한다. 도덕적 해이 방지를 전제로 일반 채무는 50%,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은 70%까지 채무를 감면해준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게 하는 데에도 국민행복기금을 활용한다. 박 당선인은 1인당 1천만원 한도에서 금리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가 저금리ㆍ장기 상환 대출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서민이 대부업체에 고금리 빚을 지고 있으나 정작 대부업체가 금융당국의 사각에 놓인 점을 지적하며 대부업을 금융감독원의 공적 감독대상으로 편입하기로 했다.

하우스 푸어를 위해선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를 추진한다. 하우스 푸어가 소유한 주택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넘기고, 매각 지분에 임대료를 내면서 해당 집에서 계속 사는 제도다.

주택연금 가입조건은 현행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 50대 베이비부머가 주택연금에 사전 가입해 주택연금을 일시금 형태로 찾아 부채 상환에 쓰도록 하려는 조치다.

전세난에 대한 대책으로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설계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자신의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고, 세입자는 대출에 대한 이자를 월세 대신 납부하는 제도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국민행복기금은 긴급하게 돈을 요구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도덕적 해이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절차와 기준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생의 또 다른 축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책을 준비했다.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예산에서 중소ㆍ중견기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협회 또는 조합을 중심으로 기술인력을 공동 채용ㆍ교육하는 가칭 인력 공동관리협의회를 구축한다.

경제활동인구의 ⅓에 해당하는 720만명의 소상공인을 위해선 소상공인진흥기금을 조성하고, 기존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을 소상공인진흥공단으로 통합해 이 기금을 운영하도록 했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횡령 등 경영주 범죄 집행유예 불가

박 당선인은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경제를 확립하고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한 보상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정의했다.

그 가운데 대기업이 잘못하는 일을 철저히 바로잡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대주주의 불법적인 사익추구나 골목상권 침해 등이 그런 사례라고 봤다.

그래서 박 당선인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범죄는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했다.

대기업 지배주주나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고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의 부당내부거래 금지규정을 강화하며 이를 통한 부당이익은 환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선 재벌의 신규 순환출자를 못하도록 했다. 단, 기존 순환출자까지 금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봤다. 순환출자가 이전에 합법적으로 인정됐던 것이고, 순환 고리를 끊는데 드는 돈을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쓰는 것이 유용하다고 판단해서다.

금산분리 강화안도 마련했다. 금융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 축소, 모든 금융회사로 대주주 적격성 유지심사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공정거래법 위반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 고발권을 폐지하고, 개인이 법원에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를 금지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는 사인의 금지청구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 차원에서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역 협의체에서 합의된 경우에만 중소도시에 대형마트가 신규로 입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밭대 조복현 경제학과 교수는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주로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경제민주화는 단순히 공정거래 확립이나 대기업의 부당행위 개선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ㆍ대기업 공동으로 '창업기획사' 설립해 창업 아이디어 오디션

일자리 정책은 '일자리를 늘리고(늘), 지키고(지), 올리는(오)' 이른바 '늘ㆍ지ㆍ오' 정책으로 축약된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고, 지금 있는 일자리를 지키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일자리를 늘리려면 청년ㆍ실버 창업, 엔젤투자 활성화 등 창업에 중점을 뒀다. 특히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 기금을 조성해 '창업기획사'를 설립하고 오디션 방식으로 청년들의 창업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채용하는 사회를 구현하고자 '스펙초월청년취업센터'를 도입해 열정과 잠재력만으로 청년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일자리 지키기의 일환으론 대규모 정리해고가 발생하면 '고용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정부가 특별예산지원을 통해 정리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안을 추진한다.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원청업체 근로자와 차별 처우를 금지하고, 상시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실질적인 고용안정이 이뤄지도록 하며, 임금피크제와 연계해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등 좋은 일자리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 지출 효율 높이고, 세수 확대해 매년 27조 재원 마련

박 당선인은 복지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 실정에 맞아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다. 재정 건전성을 뛰어넘는 복지 포퓰리즘은 후세에 짐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복지 분야에선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4대 중증질환의 진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고,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환자 본인부담 의료비를 낮추는 방안을 수립했다.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 완화, 차상위계층의 기준을 중위 소득의 50%로 개편, 무자녀 중고령층과 청년층에 근로장려세제 적용 등을 통해 기초적인 소득보장을 꾀한다.

박 당선인은 정부 지출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해 재원의 60%를 마련하고, 세수 확대를 통해 나머지 40%를 충당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세출 구조조정을 위해선 범정부 복지정보 통합시스템을 구축해 유사ㆍ중복사업을 통ㆍ폐합해 복지지출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소득공제 중심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감면제도를 전환하고, 금융소득 과세도 강화한다.

세입 확충의 폭과 방법에 대해선 '국민대타협위원회'에서 의견을 수렴해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 당선인은 이런 방법을 활용하면 매년 27조, 5년간 135조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