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향하는 금 반출량이 급격히 늘어 당국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프간 카불공항에서 가방, 주머니 등에 금괴를 꽉꽉 채워 넣은 채 두바이로 향하는 승객이 지난 여름 이후 급증했다.
공항 보안경비대에 따르면 지난 10월엔 약 60파운드(27kg), 돈으로 치면 약 150만달러(약 16억 원)어치의 금괴가 들어 있는 가방이 발견되기도 했다.
아프간 관리와 금 매매상들은 "금들은 전부 신고된 것이며 비행기를 이용한 운송도 합법"이라고 말한다.
낡고 손상된 귀금속들을 페르시아만의 기술 좋은 장인에게 보내 새것으로 만들려고 금을 수송하기도 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갑자기 금 운송량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도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채 의혹만 증폭되고 있다.
관리들은 우선 금의 출처에 의문을 품고 있다.
아프간에는 금 매장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또 그 많은 양의 금이 하필 두바이로 향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아해하고 있다.
돈 세탁 등 불법 활동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아프간 중앙은행의 누를라흐 델라와리 총재는 "현재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만약 돈 세탁 등에 연관된 사실이 밝혀지면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아프간에서 대규모 현금 반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 운송 역시 이와 연관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만 해도 약 45억 달러의 현금이 카불 공항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주 미국의 '아프간재건을 위한 특별감찰관실'은 보고서에서 "현금 유출이 급증하면서 테러리스트들과 마약, 그 외 다른 불법 활동에 자금을 대는 수단으로 종종 이용되는 돈 세탁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 매매상은 "아프간 전쟁 이후 경제붕괴를 우려해 부유한 아프간인들이 돈과 금을 외부로 빼돌리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금 운송량 급증에 이란이 관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를 피하고자 이미 달러와 유로를 사들이고 있는 이란이 같은 이유로 금을 이용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프간에서는 금융활동의 약 90%가 은행 밖에서 일어나고 문서 계약이나 영수증 발행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 등 경제가 투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금 운송이 돈세탁 등 불법 활동과 연관이 있는 것인지 파악하기에 앞서 우선 해외로 빠져나가는 금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알아야 하지만 그것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 반출량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아프간 재정부 측은 "통상부에 물어보라"고 답했고, 통상부 역시 "공항 세관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카불공항의 M.Y.라술리 대표는 "옮겨지는 금의 양이 5kg, 500kg 정도라면 이는 보통의 운반량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그래서 아프간이 부패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아프간서 금 반출량 급증…돈 세탁 의혹 증폭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