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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추위에 떠는 독거 노인들…고독사 우려

<앵커>

혹독한 추위에 밤새 떠는 이웃은 이들만이 아닙니다. 돌봐줄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생활해야 하는 독거노인들은, 전국적으로 120만 명에 육박합니다. 특히 이들 중 30만 명 정도는,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른바 고독사가 우려되는 심각한 실정입니다.

이어서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의 쪽방촌.

74살 박수부 씨는 이곳에서 10년째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영등포 보건소 직원 : 혈압이 조금 올라갔네요. 약도 드셨고요?]

보일러도 연탄난로도 없습니다.

전기 장판이 유일한 난방기구입니다.

[박수부/74세 : (얼음장 같이 차가운데, 어떻게 여기서 지내실만 하세요?) 추우면 가스불을 조금 틀어 놓고 물 같은 거 끓이면 조금 나아요.]

물을 끓여 언 손을 녹여보지만 합판 벽으로 스며드는 한기를 피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또 다른 쪽방을 찾아가 봤습니다.  

[(창문이) 얼었어요. 얼었어. 안 열려요.]

창문 틈에 신문지를 끼워 넣었지만 찬바람이 숭숭 들어 옵니다.

이 방의 실내온도는 영상 7도입니다.

두꺼운 외투를 입지 않고는 잠시도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로 춥습니다.

[박한철/66세 : 입김 나올 정도인데 (얼마나 추운지) 보면 아시죠. 아버지, 형제들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제일 마음에 걸리고….]

아무도 돌보지 않아, 고독사가 우려되는 독거 노인은 30만 명.

하지만 제한된 인력 탓에 행정당국이 챙길 수 있는 노인은 20만 명에 불과합니다.

한파에 대비해 임시 대피소를 마련하고 독거노인 돌보미의 방문 횟수를 늘리기로 했지만 예산상 한계때문에 난방비나 난방용품 지원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

[김금순/서울시 석관동 : 돈 때문에 그렇지 뭐. 돈이잖아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따뜻하게 보일러 틀면 돈이 십만 원씩 나간대요. 한 달에.]

고령화사회의 그늘인 독거 노인.

최소한 추운 겨울만큼은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지역 사회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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