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민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잇속만 차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공공시설 건설비 때문에 토지보상이 지연된다고 해 자치단체가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지만 보상 시기에 대한 답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LH의 요구를 수용한 의정부시도 '너무 섣불렀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LH는 의정부시 고산·민락·산곡동 130만㎡에 보금자리주택을 건설한다고 13일 밝혔다. 2014년말 완공을 목표로 8천680가구(예상 수용인구 2만3천870명)가 들어선다.
이곳은 애초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추진됐다가 정부 방침에서 따라 2009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토지 조성원가가 3.3㎡당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올랐다는 게 LH 측 설명이다. LH의 내부 자금 사정과 맞물려 토지보상이 지연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미 2008년부터 보상을 염두에 두고 은행 대출을 받았고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었다.
주민들은 대출 규모가 1천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LH는 877억원으로 추산했다.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한 30여가구가 경매에 넘어갈 위기를 맞았다.
주민들은 올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LH 본사 등에서 조기 보상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LH는 경전철 노선 연장과 하수처리장 신설 등 총 3천억원 규모의 10개 공공시설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보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민들은 화살을 시(市)로 돌렸다.
지난달초 천막 농성까지 벌이며 조기 보상을 위해 LH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시는 지난달 14일 조정협의회를 열어 이를 전격 수용했다. 대신 이달 말까지 LH가 교통대책과 하수처리 등의 대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이 경우 2천200억원가량 절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조정안은 국토해양부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내년 보상계획을 명문화한다는 내용만 회의록에 있고 구체적인 보상시기는 없다.
LH는 보상시기에 대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내년 6월 이후 지장물 조사 등 보상에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LH의 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 승인 이후 보상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내부 이사회 의결이 있어야 하는데 보상일정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내년 상반기 중 국토부 승인이 나기 전에 지장물 조사에 착수, 보상 시기를 앞당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선 직후 LH 사장을 만나 확답을 받을 계획이다.
시는 주민을 앞세운 LH의 요구만 들어준 꼴이 됐다.
시의 한 관계자는 "LH는 부담을 줄여 준 만큼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구체적인 보상 시기를 명문화하고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정부=연합뉴스)
LH, 잇속 챙길 땐 '적극적'…토지 보상엔 '소극적'
의정부시, 고산지구 조기보상 조건 3천억 조정 추진<br>보상시기 '불확실'…주민, 내년 상반기 조기보상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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