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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친 만취운전자에 '미필적 고의 살인' 인정

대리기사 친 만취운전자에 '미필적 고의 살인' 인정
대법원 3부는 대리기사와 다툰 뒤 만취상태에서 차를 후진해 대리기사를 치어 숨지게한 뒤 도주한 회사원 박 모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재판부는 "박씨는 범행 당시 대리기사에게 충격을 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이같은 행위로 인해 대리기사가 사망할 가능성이나 위험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거나 예견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박씨에게 살인 고의가 없다고 단정한 원심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습니다.

40대 회사원인 박씨는 지난 2010년 6월 회식 뒤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귀가하던 중 수도권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대리기사를 폭행했습니다.

이에 대리기사는 차량을 갓길에 정차하고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고는 차에서 내렸습니다.

이때 박씨는 차에 올라타 후진기어를 넣은 다음 가속페달을 밟아 50미터 정도를 후진해 대리기사를 들이받았고 기사는 그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이후 박씨는 차량 두 대를 더 들이받고 도주했고, 검찰은 살인과 뺑소니, 음주운전 등 혐의로 박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당시 도로 상황, 차량 상태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살해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증거가 없다면 설령 유죄 의심이 가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했습니다.

대신 뺑소니, 폭행만 유죄를 인정해 1심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2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전방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상황에서 박씨가 실수로 수동변속장치의 후진기어를 넣고 빠르게 후진했을 가능성은 낮은 점 등을 들어 박씨에게 대리기사를 살해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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