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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생 학력 '최고'·자신감 '꼴찌'에 우려

한국학생 학력 '최고'·자신감 '꼴찌'에 우려
우리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세계 최고지만 학업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은 최하위라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초등학교 단계부터 수학ㆍ과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낮은 것으로 확인돼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지금 같은 높은 성취도 순위가 언제까지 지속할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발표한 수학·과학 성취도 국제비교 연구(TIMSS)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력 수준은 세계 최고지만 두 과목에 대한 자신감이나 흥미도는 최하위권이다.

수학 성적 세계 1위, 과학성적 세계 3위인 한국 중 2학생 가운데 수학이 '자신있다'고 답한 비율은 불과 3%로 42개국 중 38위였다.

국제 평균(14%)에도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수학이 '자신없다'고 답한 학생이 63%에 달해 국제 평균(41%)을 웃돌았다.

수학을 '좋아한다'고 답한 비율도 8%(국제 평균 26%)로 42개국 중 41위로 끝에서 두번째였다.

중2 학생의 56%(국제 평균 31%)는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과학도 '자신있다'고 답한 비율은 4%(국제 평균 28%)뿐이었다.

과학을 '좋아한다'고 답한 학생은 11%(국제 평균 35%)로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였다.

수학ㆍ과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세계 최하위인 것은 더욱 걱정스럽다.

수학 2위, 과학 1위인 우리 초등학교 4학년생들의 수학ㆍ과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도 50개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은 49위, 흥미는 50위를 차지했다.

과학에 대한 자신감은 50위, 흥미는 48위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 수년간 나아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 학생들은 중학생의 경우 1995년부터 지금까지 5차례 TIMSS에 응했지만 자신감과 흥미도는 줄곧 세계 하위권에 머물러왔고, 초등학생은 1995년 이후 16년 만에 TIMSS에 응했지만 역시 제자리였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성취도 상위국 학생들은 공부를 잘해도 자신에 대한 기대 정도가 높아 자신감, 흥미 등 ­학습 태도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게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또 문화적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일본 등 평균점수가 최상위인 아시아 국가들도 학생들의 자신감 비율은 국제 평균을 밑돈다는 것이 근거다.

반면 조금만 잘해도 칭찬하는 문화가 강한 문화권의 학생들은 자신감과 흥미를 갖고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폴란드, 노르웨이, 이스라엘, 미국 등의 학생들이 수학ㆍ과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도가 높았다.

성태제 평가원장은 "격려하고 칭찬하는 문화가 상대적으로 적은 동양권 학생의 공통적 현상"이라며 "학업 성취도가 높아도 자신의 기대치보다 낮다고 생각해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학생들이 자신감과 흥미를 갖고 공부하도록 융합인재교육 확산, 스토리텔링형 교재 개발 등 수학ㆍ과학 교육과정에 '정의(情意)적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석은 표피적일 뿐 우리 교육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즐겁게 찾기보다는 경쟁적인 환경에서 지나치게 어렵게 공부한다"며 "선행학습이 만연한 문제풀이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입시에 길든 학생들은 항상 남보다 앞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체험활동이나 인성교육 등 자신감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교육에서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수학ㆍ과학 교육이 개념이나 현상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시험문제를 풀고 답을 암기하는 방식이 보니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내적 동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교육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수학ㆍ과학뿐 아니라 예체능 등 모든 영역에서 학생들이 자신감과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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