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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호빗', 신기술의 향연과 시리즈의 답습 사이

[리뷰] '호빗', 신기술의 향연과 시리즈의 답습 사이
2002년 겨울, 3D도 IMAX도 흔치 않았던 그 시절, '반지의 제왕'은 최첨단 영상의 이정표를 세우며 관객들을 경이의 세계로 초대했다. 동시기에 경쟁한 '해리포터' 시리즈가 어린이들을 위한 판타지였다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어른들도 열광할만한 세대를 초월한 판타지 영화였다.

그로부터 10년, '반지의 제왕' 프리퀼(prequel: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이라 할 수 있는 '호빗: 뜻밖의 여정'(이하 '호빗')이 제작돼 베일을 벗었다. 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J.R.R 톨킨의 동명 원작을 스크린에 옮겼다.

'호빗'은 사나운 용 스마우그에게 빼앗긴 난쟁이 족의 왕국을 되찾기 위해 떠난 호빗 빌보(마틴 프리먼 분)와 동료들의 험난한 모험을 그린다. 1편인 '호빗:뜻밖의 여정'은 프로도의 삼촌 빌보가 절대반지를 손에 넣는 과정과 골룸이 반지를 잃어버린 사연이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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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은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에 신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바로 '하이 프레임 레이트 3D'(HFR 3D)이다. HFR은 사람들의 눈이 실제 사물을 바라보는 것과 매우 가까운 초당 48프레임(현재 통용되는 표준 포맷은 초당 24프레임)으로 영상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리얼리즘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영화에 등장하는 뉴질랜드의 광활한 자연은 마치 그 자리에 있는 듯한 사실감을 전해주고, 다양한 생물들이 한데 엉켜 싸우는 전투신에서는 사물과 물체가 스크린을 빠져나올 것과 같은 생동감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HFR 기법은 3D 영화를 볼 때 경험했던 눈의 피로감을 제거해 양쪽 눈에 부담감 없이 3D를 체험할 수 있게 해줬다.

HFR 기법은 현재 영화가 구현할 수 있는 최첨단의 기술이다. 그러나 이 신기술이 경이를 넘어 찬사를 받을 만큼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나치게 선명한 영상 구현은 오히려 스크린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허물어뜨리는 것이기에 낯설음도 적잖다.

신기술에 대한 경이로움과 낯설음에 대한 논란을 차지하고, '호빗' 시리즈는 이야기 자체의 매력도 호불호가 갈릴 소지가 있다. ‘호빗’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리퀼임을 인지하고 연결 선상에서 본다하더라도 그다지 흥미로운 이야기 구성과 전개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닝타임 169분에 이르는 '호빗'은 절반 이상의 분량을 시리즈의 시작에 할애하고 있다. 빌보와 호빗족과 본격적으로 모험을 떠나는 것은 영화 시작 약 100분 후부터다. 

빌보의 전사(前事)는 곧 프로도(일라이저 우드 분) 여정의 시작이다. 이 점은 '반지의 제왕' 마니아들의 구미를 당기는 강력한 요소다. 그러나 빌보의 모험은 마주하는 환경과 대치하는 캐릭터들만 바뀌었을 뿐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를 다시 보는 것과 같은 느낌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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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호빗'은 소설 '반지의 제왕'의 1/3 분량도 채 되지 않은 원작을 어떻게 3부작으로 풍요롭게 채워나갈까. 피터 잭슨은 "원작 소설 외에도 1960년대에 톨킨이 소설 '호빗'의 확장판을 계획하면서 남겨놓은 글들이 있다. 확장판의 스토리 라인은 '왕의 귀환' 부록에 120페이지 분량으로 삽입돼있다. 이것들을 참고해 3부작으로 구성했다“면서 ”톨킨은 '호빗'을 쓰면서 신화 세계와 중간계에 대해 남겨두었고, 책에는 갈등이나 관계, 사건들이 명쾌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 이 부분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원작의 콘텐츠가 풍부하고 탄탄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비교해 '호빗'은 감독과 각본가의 상상력에 의존해 풀어내야 하는 분량이 많다. 이 점이 '호빗' 시리즈에 득이 될지 해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호빗'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간달프' 역의 이안 맥컬런과 '갈라드리엘 '역의 케이트 블란쳇, '엘론드' 역의 휴고 위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출연진을 교체했다. 주인공인 젊은 '빌보' 역에는 영국 드라마 '셜록'으로 유명한 마틴 프리먼이 합류했고, 난쟁이 왕국의 전사 '소린' 역은 리차드 아미티지가 연기했다.

새 얼굴이 등장이 반갑고 흥미로우면서도 이들의 발산하는 매력이 전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와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르고, 레골라스, 김리, 샘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이야기와 맞물려 발산하는 에너지가 상당했던 전 시리즈와 달리 '호빗'은 빌보와 소린, 간달프에게 포커스가 집중돼있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배우에 대한 낯설음에서 기인하는 것일 수도, 이야기의 서두에 불과한 1편이기에 나타나는 아쉬움일 수도 있다. 이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펼쳐질 2편을 통해서 이 점은 충분히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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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영화에서 반가운 것은 후반부 '반지의 제왕'이 낳은 최고의 캐릭터 ‘골룸’의 맹활약이다. '골룸'을 연기한 앤디 서키스는 촬영현장에 마련된 모션 캡처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기하며 보다 생동감 있는 움직임과 표정을 보여줬다. '골룸'과 '빌보'의 수수께끼 장면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영화의 전개에 있어 경쾌한 반전을 선사한다.    

‘호빗’ 시리즈는 '반지의 제왕'과 마찬가지로 3부작으로 만들어진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1편을 시작으로 2편은 2013년 겨울, 3편은 2014년 여름에 개봉될 예정이다. 과연 이 시리즈가 '반지의 제왕'의 명성에 걸맞는 프리퀼로서 관객을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새로운 시리즈의 시작인 '호빗:뜻밖의 여정'은 다소 아쉽게 느껴지지만, 생각해보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1편보다는 2편이 2편보다는 3편이 훌륭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분명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마력이 있음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러닝 타임 169분. 12세 이상 관람가. 13일 개봉

ebada@sbs.co.kr

<사진 = 영화 스틸컷>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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