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삼성그룹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삼성그룹 전체의 세대교체 움직임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이재용 부회장 내정자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적응력이 빠른 젊은 인재들이 주축이 된 '젊음 삼성'의 기반이 강화될 전망이다.
◇ 그룹경영 중심이동…세대교체 앞당길듯 =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며 삼성전자의 경영을 외곽에서 지원해온 이재용 사장은 이번 부회장 승진으로 그 역할의 폭과 범위가 최고경영자(CEO) 준하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사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마치고 2001년 경영기획실 상무보, 2003년 상무를 거쳐 2007년 전무 겸 최고고객책임자(CCO)로 승진했다. 2009년에는 부사장, 2010년 사장에 올라 경영 전면에 나섰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와 재벌 견제 목소리가 커져 승진 시기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없지 않았으나 사장 승진 후 2년이 지난데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상황이어서 승진 가능성을 크게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지난해 6월 삼성그룹을 진두지휘하는 미래전략실장에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을 전격 기용했을 때도 이재용 사장 중심으로 그룹을 이끌고 가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이번 승진으로 그룹 경영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삼성그룹 전체의 세대교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애플과의 특허전쟁 등을 겪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시장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을 '신수종 사업' 발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확대되겠지만 이번 승진은 성과주의 인사원칙에 따른 것으로 경영승계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 순혈주의 탈피…발탁 인사 = 세대교체를 앞당기고 그룹 분위기를 일신하는 발탁 인사도 눈에 띈다.
특히 삼성그룹 내 오랜 기간 불문율처럼 존재했던 '순혈주의'에서 과감히 탈피해 중도에 영입한 핵심 인재들을 중용한 것은 돋보이는 점이다.
언론계 출신으로 2005년 삼성전자 홍보팀장으로 입사해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으로 일해온 이인용 부사장은 사내·외 소통 강화와 그룹 이미지 제고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KT 임원 출신으로 2009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장으로 부임한 홍원표 부사장은 이번에 미디어솔루션센터장 사장으로 발령이 났다.
삼성코닝정밀소재 박원규 부사장과 삼성중공업 박대영 부사장은 회사 내부 승진 케이스로 주목된다. 지난해 승진한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에 이어 그동안 삼성전자 출신이 사장을 맡아오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는 의료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조수인 OLED사업부장 사장에게 사업을 맡긴 것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전자부문 세팅 완료·금융부문 격려 =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의 세트(DMC·완제품) 부문을 총괄하는 부회장직 인사는 없었다.
당초 지난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리이동으로 공석이 된 DMC 총괄 부회장이 새로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소비자가전(CE) 담당 윤부근 사장이나 IT모바일(IM) 담당 신종균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세트 부문장은 별도로 두지 않고 지금처럼 두 사장이 협의하고 조정하면서 해나갈 것"이라며 "부문(CE·IM) 하나하나가 엄청난 규모로 글로벌 1위를 하고 있어 총괄하는 게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겸직해오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은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이 맡게 됐다. 대신 권 부회장이 종합기술원장직을 겸한다.
권 부회장은 업무 부담을 상당히 덜 수 있게 됐으며, 지난 7월 통합법인으로 새로 출범한 이후 독립적인 최고경영자(CEO)가 없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영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세트 부문을 윤부근·신종균 사장이 나눠서 맡고 반도체 등 부품(DS) 부문을 권 부회장이 전담하는 형태로 경영체제가 세팅됐다.
실적 부진으로 문책성 인사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던 금융부문에서는 오히려 '독려성' 인사가 있었다.
삼성생명 박근희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금융부문의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금융부문에서도 부회장이 배출됨에 따라 금융사업 부문의 구심점으로서 역할이 강화되고 대외업무에서도 중량감을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삼성 세대교체 가속화…발탁 인사
이재용 사장 승진 2년만에 부회장으로<br>'순혈주의' 깨고 인재 중용<br>전자부문 세팅 완료…금융부문 위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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