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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공정위 조치에 대한 '이상한' 논의

[취재파일] 공정위 조치에 대한 '이상한' 논의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베이커리 업종에 대한 모범거래 기준과 관련해서 '이상한, 그리고 '의도적인'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주장이길래...의도적인 주장일까요?

우선 공정위의 베이커리 업종에 대한 모범거래 기준부터 살펴봅시다. 기준은 신규 출점하는 점포에 한 해서 500미터 이내에는 동일 브랜드 빵집을 내지 못 하게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부가 가까운 지역에 동일 브랜드를 출점을 허가해 같은 브랜드 가맹점주끼리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였습니다.

이런 규제를 비판하는 주장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500미터 이내 신규 출점을 금지한 모범거래 기준이 1위 업체에는 불리하게 적용되고, 2위 업체에게 유리하게 적용되고 있어서 규제 취지가 반감되고 있다.’ 결국 이 주장은 기업의 영업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는 종착역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여기엔 주장 자체뿐 아니라 그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든 논거에도 비약이 있습니다.

우선 주장 자체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해당 논의는 지난 해 말 기준 가맹점이 3095개인 파리바게뜨와 1281개인 뚜레쥬르의 신규 출점수를 비교하면서 시작합니다. 규제 이전인 1~4월까지는 파리바게뜨가 신규출점을 40개해서 36개 한 뚜레쥬르 보다 많았지만, 규제가 적용된 5~10월까지는 파리바게뜨가 42개를 신규 출점하는데 그쳐 72개를 신규출점 한 뚜레쥬르에 뒤졌는데, 이는 규제가 2위 기업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해당 규제가 중견기업인 파리바게뜨를 죽이고 대기업 계열사인 뚜레쥬르를 살렸다고 주장합니다.

◈1위 업체에 불리하고, 2위 업체에 유리하면 불합리한 규제?

뭔가 방향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1위 업체에게 해가 되고 2위 업체에 혜택이 돌아가면 잘못된 규제일까요? 많은 분들은 "3100개나 점포를 가진 파리바게뜨가 확장을 자제하라는 기준이 생겼는데도 또 42개나 늘렸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 겁니다. 또, "규제가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3100개나 파리바게뜨 빵집이 있는데 또 왕창 늘렸으면 빵집 사장님들 고생 많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 겁니다. 그런데 해당 논의는 3100개나 매장을 가진 파리바게뜨가 1200여 개 매장이 있는 다른 브랜드보다 매장을 적게 늘렸으니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합 4500개에 달하는 1, 2위 업체들이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있는 와중에도 올해 190개를 늘린 것에 사람들은 관심이 갈 텐데 그 부분은 쏙 빠졌습니다.

해당 논의는 또, 1위 업체인 파리바게뜨의 점포 증가 속도가 2위 업체인 뚜레쥬르에 추월당한 것을 규제의 역설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그럴까요? 3100개나 점포를 가진 파리바게뜨가 출점 제한 규제가 생기면 출점 속도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기존 파리바게뜨 매장이 500m 이내에 워낙 촘촘하게 출점해 있어서 더 이상 새 점포를 낼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이미 많이 들어서 있다는 현실을 반영합니다. 지난 달 부산에서 영업난으로 자살한 부산의 한 빵집 사장님의 가게 주변에도 3개의 파리바게뜨 매장이 있었다는데, 동일한 상권 지역에 여러 매장이 중복해서 출점해 있을 정도로 파리바게뜨는 사실상 포화상태입니다. 그런데 엄연한 현실에는 눈을 감고 규제의 당연한 결과를 규제의 역설이라고 지적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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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주장의 논거를 살펴봅시다. 해당 논의는 출점 점포수의 준거를 프랜차이즈협회 자료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아합니다. 기자들 상식이지만, 개별 브랜드별 점포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브랜드 점포 개설을 허가해 주는 사업부 쪽으로 문의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제 3자가 전국을 돌며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매장을 전수 조사하지 않는 한 정확하게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당 논의는 프랜차이즈협회 자료에 근거했고, 집계 방식에 따라서 수치가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주석을 달아놨습니다. 자료의 준거도 신통치 않고, 집계방식에 따라서 숫자가 변할 수 있다는 것도 의아합니다. 어떻게 출점 점포수를 세면 숫자가 달라질 수 있을까요? 해당 베이커리 브랜드들은 해당 논의가 준거로 한 수치가 실제 수치와 차이가 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왜 기자 상식과는 동떨어진 방식으로 프랜차이즈 협회 자료를 인용하면서 불필요한 논쟁을 만든 것일까요?

공정위의 규제가 대기업을 살리고, 중견기업을 죽였다는 논의는 또 어떤가요? 업계 사정을 조금이라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파리바게뜨의 본사인 SPC그룹을 중견기업, 뚜레쥬르의 본사인 CJ푸드빌을 대기업으로 잘라서 말하기 힘듭니다. 작년 기준으로 SPC 그룹의 연 매출은 3조 3천억 원, CJ푸드빌의 매출은 9천억 원 수준입니다. SPC 그룹이 샤니라는 중소기업에서 시작된 점을 비춰 중견기업이라고 주장한다면,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이 삼성상회라는 조그만 점포에서 시작했으니 삼성그룹을 중견 기업이라고 불러야 할 겁니다. 출발이 어떻든 현재 시점으로 비교하는 것이 정직합니다.

해당 논의는 지금 시점에서 규제의 성패를 따지기 힘들다는 공정위 관계자의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지만, 결국은 불필요한 규제가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것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논의가 인용하고 있는 대로 그렇게 판단하기는 섣부릅니다. 그리고 해당논의는 현상에 대한 해석이나 전달이 아닌 자신의 주장을 돌려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정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정위는 뒤늦은 규제를 비판했다면…

맞습니다. 베이커리 업종에 대한 모범거래 기준은 불완전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규제 자체의 속성이기도 하거니와 지나친 규제가 기업 활동을 약화시킨다는 일부의 주장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개정될 수 있는 부분은 많고, 미세조정 될 수 있는 여지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시행해 가면서 미진한 부분은 보완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삭제 하면 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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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번 규제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불필요하다는 식으로 주장합니다. 그런데 권리금 때문에 창업하기 힘들어졌다는 창업 준비자들의 마음은 헤아리면서 이미 창업해 있는 동네 빵집 사장님들의 목소리에는 왜 귀를 닫은 것일까요? 많은 동네 빵집 사장님들은 이번 규제가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오히려 왜 이런 규제가 이미 피가 나고 상처가 생길 때로 생긴 지금에서야 생겼냐고 반발합니다.

공정위가 비판 받아야 할 부분은 오히려 이 지점입니다. 왜 불완전한 규제를 만들었느냐를 비판받을 게 아니라, 왜 항상 문제가 불거질 때로 불거진 다음에야 규제를 만드는 한 발 늦은 행보를 보이느냐 하는 것입니다. 빵집에 이은 치킨집, 그리고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편의점에 대한 모범거래 기준까지.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고 소리를 치고 나서야 규제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미 피해자는 속출한 상황입니다. 공정위가 적은 인력으로 많은 범위를 담당해야 하다 보니 여력이 없다는 부분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선제적 대처로 피해자 양산을 방지하는 못 하는 한 발 늦은 행정은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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