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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中 고위 관리 '성관계 동영상' 파문 확산 일로

-시진핑 부정부패 척결 첫 시험대

[취재파일] 中 고위 관리 '성관계 동영상' 파문 확산 일로
국내에서는 현직 검사와 피의자간 성관계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선 고위 관리의 성관계 동영상 파문이 더욱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초기만해도 부패한 관리의 그렇고 그런 파렴치한 사건으로 끝날듯 보였는데, 성관계뿐 아니라 협박과 이권이 개입된 정황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관영매체가 관심을 보인데 이어 최고 감찰기구까지 나서 부패 척결 지시를 내리면서 만만치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우선 동영상 파문을 일으킨 전 충칭시 베이베이구 당 서기 레이정푸(雷政富)외에도 5명의 충칭시 시장급 간부들의 성관계 동영상이 더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문제의 동영상을 입수해 처음 인터넷에 공개한 주루이펑(朱瑞峰)은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레이정푸 외에도 간부 5명의 성관계 동영상을 더 확보했고, 이 가운데 4명은 아직 재직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루이펑은 레이정푸에게 2007년 10대 여성을 '상납'했던 한 상인이 자신이 보낸 여성 자오(趙)모씨를 통해 몰래 동영상을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인은 같은 방식으로 다른 관리 5명의 성관계 동영상도 찍어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대방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한 상인은 동영상을 이용해 자신의 이권을 챙기려했습니다. 2009년 레이정푸에게 동영상의 존재를 알리며 더 많은 이권을 달라고 협박한 겁니다. 하지만 레이정푸가 당시 공안국장이었던 왕리쥔(王立軍)에게 협박받은 사실을 털어놓자 문제의 상인과 자오씨는 공안에 끌려가 구금당합니다. 왕리쥔에게 이실직고한 레이정푸에게는 별다른 처벌이 뒤따르지 않은 걸로 보면 왕리쥔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한 뒤 이를 덮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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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리쥔은 전 충칭시 공안국장으로, 권력 교체를 앞두고 있던 중국을 뒤흔들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스캔들의 도화선이 됐던 인물입니다. 보시라이 사건 처리 과정에서 잊혀지는듯 했던 그의 이름이 다시 등장하는 등 레이정푸 사건이 한 탐관오리의 부패 사건으로 그치지 않고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최고 감찰 기구인 당 기율검사위원회는 최근 부패 척결을 위한 긴급 지시문을 전국에 하달했다고
중국 중앙(CC)TV 등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기율 검사위는 "사건이 있으면 반드시 조사하고 부패가 있으면 반드시 처벌함으로써 어떤 사람도 당 기율과 법을 어기면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고 감찰 당국인 중앙기율검사위가 새삼 부패 척결 의지를 새삼 천명한 것은 이번 사건의 파장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이달 15일 등극한 시진핑 신임 총서기가 취임 일성으로 부패 척결을 외친데 따른 조치로 읽힙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가 최근 전국 31개 성급도시 1만219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기사화했는데, 응답자의 77.8%가 새 지도부의 부정부패 척결 행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 만큼 새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갓 출범한 새 정권의 최고 지도자가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한 직후 불거진 이번 사건을 통해 지도부의 반부패 척결 약속이 어느정도 지켜질지 중국 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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