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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012년 강성대국 실현' 목표 달성했나

경제성적표 안팎 기대에 못 미쳐<br>北자체평가 "사상·군사강국 실현…경제강국은 `기초' 마련"

北 '2012년 강성대국 실현' 목표 달성했나
2012년은 북한당국이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의미심장한 해였다.

북한은 1998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정론을 통해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에 진입한다는 의미에서 `강성대국'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했고 이는 곧 김정일 체제의 국가전략 목표로 간주했다.

그러나 북한이 `강성대국'이 실현되는 목표연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지난 2007년 12월이다.

당시 최태복 당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은 15년 만에 열린 전국지식인대회 개막보고에서 "김일성 동지의 탄생 100돌이 되는 때에는 기어이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하며 `강성대국'이 실현되는 시점을 `2012년'으로 못박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2012년 강성대국 실현' 선포를 두고 북한이 2008년부터 5년간 경제문제에 `올인'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북한은 이미 두 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통해 군사강국을, 주체사상과 선군사상 등으로 정치사상강국을 실현했다고 선전하며 `경제강국' 실현만 남았다고 선전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 4년이 작년 말 `강성대국 실현'을 앞둔 북한의 경제성적표는 안팎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우선 북한의 곡물생산량은 2007년 389만t, 2008년 469만t, 2009년 445만t, 2010년 454만t, 2011년 466만t 등을 기록했다.

곡물생산량이 2007년에 비해 증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자급자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한해 식량수요량을 540만∼560만t 정도로 추정한다.

경제성장률(한국은행 추정) 역시 2008년 3.1%에서 2009년 -0.9%, 2010년 -0.5%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지난해에야 0.8%를 기록했다.

2007년 이후 북한경제가 다소 호전되는 듯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제강국'을 실현했다고 공언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수준인 셈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한 듯 북한당국 역시 올해 들어 `2012년 강성대국 실현'은 달성하지 못한 목표라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4월15일 첫 공개연설에서 "함남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려 경제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길에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경제강국' 실현이 미완의 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동신문은 역시 이달 24일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은 종식돼야한다'는 글에서 "우리 공화국은 위대한 선군 기치 밑에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으로 되였으며 과학기술분야에서 획기적인 전진을 이룩해 경제강국 건설의 튼튼한 기초를 닦아놓았다"고 썼다.

경제강국과 관련해서는 `기초를 닦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한 셈이다.

특히 `강성대국'은 최근 들어 `강성국가'라는 좀 더 소박한 표현으로 바뀌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북한이 `강성대국' 혹은 `강성국가'의 사용을 점차 줄이는 대신 김정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국가전략을 담은 용어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올해는 김정은 체제 출범과 `강성국가' 원년이 겹치는 해여서 용어가 혼란스럽다"며 "김정은 체제 2년을 맞는 내년에는 `강성대국' `강성국가' 대신 김정은 색깔에 맞는 경제정책, 대외정책 구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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