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현대판 파라오'로 불릴 정도로 권한을 강화하면서 이집트가 또다시 정치적 혼란에 휩싸였다.
무르시는 23일(현지시간) 사법기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고 대통령의 법령과 선언문이 최종적인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 등이 담긴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해 전 국가적인 혼란의 불씨를 키웠다.
이 선언문은 새 이집트 헌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고 무르시 대통령이 밝혔지만, 야권에서는 무르시가 '현대판 파라오' 수준으로 권한을 강화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무르시 찬반 세력은 이 선언문이 발표된 직후 격렬히 충돌했다.
카이로의 '민주화 성지' 타흐리르 광장 외곽에서도 간헐적으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알렉산드리아와 이스마일리아, 포트사이드에서는 반 무르시 시위대가 여당인 자유정의당 사무실에 불을 질렀다.
시위 대간 충돌이 벌어져 경찰이 최루가스를 사용해 이들을 해산시킨 곳도 있다.
타흐리르 광장에서도 수만명의 시민과 활동가들이 모여 무르시를 비판했다.
시위대 일부는 무르시의 정권 야욕을 지적하며 '에르할(떠나라)'이라고 외쳤다.
이번 충돌은 지난 6월 말 무르시가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 이후 가장 격렬했다고 이집트 매체는 전했다.
반면 무르시는 대통령궁 앞에 집결한 수천 명의 지지자에게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안정을 위해" 이번 조처를 했다고 주장했다.
무르시의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추종자들로 구성된 이들은 '무르시'를 외치며 지지를 표시했다.
이집트에서 무르시 찬반 여론이 갈리면서 또다시 이집트가 정치적 혼란기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간 이집션가제트는 24일 이례적으로 1면에 사설을 게재하고 "이집트에서 범국가적인 위기가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이는 정치 세력 간 교착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이번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집트는 또다시 무질서와 혼돈으로 빠져들 것"이라며 전 국민의 단합을 촉구했다.
무르시의 지도력을 두고 이집트 국민끼리 충돌하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12일 시내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르시 대통령 찬반 세력이 투석전을 벌이고 화염병을 던지는 등 충돌로 최소 110명이 부상했다.
양측 일부는 집단 난투극을 벌였고, 광장 주변에 주차된 버스 2대가 불에 탔다.
이날 사태는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이 '무르시 반대', '무슬림형제단 통치 반대'를 외치던 일부 무르시 반대 세력의 연단을 해체하려다 발생했다.
이 시위에는 무슬림형제단 회원을 중심으로 수천 명의 무르시 정권 지지자들이 참가했다.
그러나 무르시 반대파들이 광장 한쪽에 무대를 설치, '새 정부 100일 프로젝트'는 실패했다고 무르시 정권을 비판하면서 충돌이 빚어졌다.
(카이로=연합뉴스)
'대통령 권한 강화'로 혼란에 또 빠진 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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