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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 못 찍는 엉터리 블랙박스…성능 논란

<앵커>

내 차는 블랙박스 설치해서 사고 처리쯤은 문제 없어, 이렇게 생각하시면 오산입니다. 앞차 번호판도 제대로 찍지 못하는 엉터리 블랙박스가 고화질이라면서 팔리고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녁 무렵 경기도 평택의 한 주택가에서 화물차가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주차한 차량에 부딪칩니다.

접촉 사고를 돌아볼 생각도 않고 그대로 달아나버립니다.

피해 차량 주인은 곧장 블랙박스를 확인했습니다.

접촉사고 장면은 담겨 있었지만 번호판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 뺑소니범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박범준/평택시 서정동 : 보통 몇십 만 원하잖아요, 블랙박스도. 정작 필요할 때 그걸 사용 못하고 저한테 도움이 안 되면, 다나 마나죠 이건!]

150만 화소, 고화질이라고 광고하던 한 블랙박스.

대낮 주차장에서 주차한 차를 들이받고 도망가는 화물차의 번호판조차 식별하지 못합니다.

[이용호/대전시 월평동 : 5m 이상만 떨어지면 마주보고 주차돼 있는 차 같은 경우엔 번호판을 못 봐요, 안 읽혀요. 주행 중에 지나가는 차 있죠? 하나도 식별 못 해요.]

자동차부품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번호판을 5m 정도 떨어뜨린 뒤 블랙박스가 잘 읽을 수 있는지를 실험해봤습니다.

형광등을 켠 실내 주차장과 비슷한 밝기인 400룩스에서 번호판 숫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밤거리처럼 더 어둡게 했더니 번호판의 윤곽마저 보이지 않습니다.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 대부분은 값싼 중국산이거나, 중국산 부품을 사용한 국산 제품들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30% 가량을 점유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류시복/자동차부품연구원 센터장 : 카메라 자체 해상도는 100만 화소처럼  높은 해상도를 쓰고 있지만 저장은 30만 화소로 낮게 하는 제품들이 있고, 찍었지만 초점이 안 잡힌다던가.]

연구원 측은 카메라와 저장 해상도 모두 최소 90만 화소가 넘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기술표준원은 해상도와 야간 촬영기능, 보안 등 세 가지 항목에 대해 최소 성능 기준을 만들고, 이를 넘는 제품에 대해서만 인증을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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