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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사태 일단락…`위태로운' 정전

가자 사태 일단락…`위태로운' 정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촉발된 `가자 사태'가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됐다.

이집트의 중재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합의한 정전이 사태 발발 일주일 만인 21일 오후 9시(한국시각 22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했다.

이스라엘의 공습과 하마스의 로켓포 반격 등이 계속되는 동안 팔레스타인인 160여명과 이스라엘인 5명이 숨지는 등 큰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측에서는 적지 않은 희생을 치른 셈이다.

그러나 하마스로서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랍 국가의 지지를 확보하고 정치적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민간인 사상자의 속출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 직면한 이스라엘도 하마스의 공격력을 상당 수준 무력화하고 자국의 방어 체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성과라고 하겠다.

다만 양측의 뿌리 깊은 상호 불신과 정전 이행 감독 기구의 미비 등으로 정전이 얼마나 지속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스라엘 전격 공습에서 정전 합의까지 = 지난 14일 이스라엘 전투기의 폭격으로 하마스 무장단체의 지도자 아흐마드 알 자바리가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날 20여차례 이뤄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여드레간 이어진 가자 사태의 시작이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군사작전의 시작일 뿐"이라며 경고하고 나섰고, 하마스 역시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포했다"며 항전 의지를 불태웠다.

이스라엘은 이후 공군 전투기는 물론 해군 함정까지 동원해 가자지구 곳곳의 로켓포 발사 기지, 하마스 관련 시설에 맹폭을 이어갔다.

이스라엘의 목표 시설이 민간인 거주 지역과 혼재한 탓에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했고, 점차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커져 갔다.

사태 발발 직후부터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인 이집트는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 노력에 발벗고 나섰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에 아랑곳없이 7만5천명의 예비군 소집을 승인하고 지상 병력과 탱크 등 중화기를 가자지구 접경지대에 배치하며 연일 확전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엔과 미국, 독일, 터키, 카타르 등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는 중재에 나선 이집트에 힘을 실어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중동 현지에 급파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집트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국제사회의 이런 노력에 지난 20일 이스라엘이 지상전 유보 방침을 밝히고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정전에 합의했다고 밝히는 등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였다.

그러나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 주민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정전 합의사실을 부인하면서 긴장은 다시 고조됐다.

특히 지난 21일 텔아비브에서 발생한 버스 폭발 테러로 이집트를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클린턴 장관과 반기문 총장이 분주한 셔틀 외교로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고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결국 정전 합의가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지난 14일 자바리를 암살을 시작으로 전날까지 가자지구의 1천500여곳을 폭격했고 가자의 무장조직들은 1천500발 넘는 로켓을 이스라엘로 쐈다.

이번 사태로 팔레스타인에서는 어린이 37명을 포함해 162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스라엘에서는 군인 1명을 포함한 5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특히 1천명을 훌쩍 넘는 팔레스타인 사상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민간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이집트 부상‥이스라엘은 `절반의 승리' =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이었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1천명이 넘는 사상자를 감수해야 했다.

이스라엘 역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 속출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했다.

그러나 서방 일부 국가로부터 테러단체로 지정됐던 하마스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아랍 국가의 든든한 지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집트는 칼레드 마샤알 하마스 정치국 위원장이 교전 기간 카이로에서 연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하도록 허락했다.

과거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집권 시절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배려였다.

내부적으로도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적대감을 결집할 수 있었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는 요르단강 서안의 파타 자치정부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이는 마무드 압바스 수반과 협상해 온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게도 부정적인 요인이다.

파타는 지난 19일 상호 투쟁을 중단키로 합의했지만 이미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한 바 있다.

이스라엘도 얻은 게 있다.

위협적인 사거리 75㎞에 달하는 미사일 `파즈르-5'를 비롯한 하마스의 로켓포 시설을 상당부분 파괴하고 무장단체의 주요 간부들을 제거했다.

또 요격미사일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의 성능을 실전에서 확인한 것은 무엇보다 큰 성과로 꼽힌다.

이스라엘 군 당국에 따르면 아이언돔은 이번 교전 기간 84%의 명중률을 기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아울러 미국의 오바마 정부가 이번 사태를 맞아 이스라엘의 자위권 지지 입장을 거듭 확인, 껄끄러워졌던 양국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에 `빚'을 진 셈이어서 팔레스타인과 이란 문제를 놓고 이전 처럼 과감하게 주장을 펼칠 수 없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측의 중재를 이끌어낸 이집트의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중동 외교무대에서 중추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이번 사태 기간 내내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대통령궁은 외교의 중재 외교의 중심이었다.

클린턴 장관, 반기문 총장,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 아랍권 고위 당국자 등이 잇따라 카이로를 방문해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정전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받게 될 정치적 부담과 국내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국내 일각의 비판은 무르시 대통령이 감수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위태로운' 정전‥회의적 전망 많아 = 우여곡절 끝에 정전이 발효했지만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잠정적인' 합의일 뿐이라는 전망이 많다.

무엇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상호 불신이 뿌리 깊기 때문이다.

양측은 2009년 1월 22일간의 전쟁을 치르고 역시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번 사태 전까지도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은 간헐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하마스는 이번 정전 합의에도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다만 양측은 모든 적대 행위 중단에 합의했고 하마스는 특히 가자지구의 모든 팔레스타인 분파의 로켓 공격 중단을 약속했다.

양측은 또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약속하고 24시간의 냉각 기간 뒤 이를 위한 이행 절차를 협의하기로 했다.

따라서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기 위한 이행 절차 협의 과정에서 언제든지 정전 합의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집트와 미국이 보증하고 나섰지만 정전 이행을 감독할만한 마땅한 기구가 없다는 점도 이번 합의 지속의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이유다.

정전 합의 후 이스라엘 TV 2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도 정전 이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4%는 `얼마가지 못한다', 24%는 `아예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전 합의로 이스라엘이 정전 파기 시 지상군 공격을 비롯한 더 강력한 무력 사용의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정전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무산될 경우 "더 강력한 작전"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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