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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물고기·해초…바다 사막화에 연안 신음

<앵커>

바닷속 암반 지대가 하얗게 사막처럼 변하는 이른바 갯녹음 현상이 전국 연안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바다 생태계에 큰 위협입니다.

송인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 서귀포 앞바다.

검은 현무암 암반 지대가 하얗게 변해 있습니다.

물고기는 물론 해초조차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산호와 해초사이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다른 제주 연안과 확연히 구분됩니다.

이렇게 바닷속이 사막화되는 것은 이른바 갯녹음 현상 때문입니다.

홍조류의 일종인 석회조류가 급증하면서 다른 해조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해 사막처럼 변해가는 겁니다.

[한은규/한국수자원관리공단 연구원 : 아주 딱딱한 석회질의 해조류를 석회 조류라고 부릅니다. 이런 석회 조류는 동물들의 먹이생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제주와 남해는 물론 동해와 서해까지 갯녹음현상이 발생한 연안은 1만 4천 ha로 여의도 면적의 16배나 됩니다.

갯녹음 현상이 제주와 동해 등 전국 연안으로 확산되면서 전복과 소라 등 해산물 생산량도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장순덕/제주 해녀 : (해산물 채집량이) 반이 줄어든 것 같아요. 옛날에는 하루에 70~80kg 잡았는데, (지금은) 잘 잡는 사람이 20~30kg 정도 잡고 할머니들은 5kg 정도 잡아요.]

석회 조류 증가의 원인은 연안 오염과 담수 유입,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대권/한국수자원관리공단 제주지사장 : 계속되는 수온상승으로 온대성 해조류들이 북반구로 계속 이동을 해버린다는 요인이 하나 있고요, 성게처럼 해조류를 많이 먹는 동물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에 따라 정부는 바다 사막화를 막기 위한 인공 숲 조성에 나섰습니다.

어린 해초를 심은 인공구조물을 바닷속에 넣고 1년 정도 지나면 해초가 무성하게 자라면서 사라졌던 물고기들도 돌아오게 됩니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3만 5천 ha의 바다 숲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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