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된 `가자 지구 사태'가 20일로 1주일째 접어들면서 정전이냐 확전이냐를 가름할 중대 기로에 섰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중재로 카이로에서 정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선결 조건 등을 둘러싼 대립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확전 가능성을 연일 경고하던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상자 속출로 국제사회 여론이 악화하자 지상군 투입을 유보하는 등 정전으로 선회하는 조짐도 보였다.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이 이날 중으로 끝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정전 선결 조건으로 공격 중단을 요구했던 하마스의 로켓포탄이 이날 사태 발발 이후 두번째로 예루살렘 인근에 떨어져 진통도 예상된다.
한편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사망자가 110여 명에 달하는 등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1천 명을 넘어서자 이슬람권은 이스라엘을 성토하는 분노로 들끓었다.
국제여론이 이처럼 비등함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하기로 하는 등 국제사회의 중재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 정전협상 `난항'…이스라엘, 정전 선회 조짐 = 국제사회가 이집트를 중심으로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정전 조건에 대한 입장 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측에 로켓포 발사 중단을 선결 요건으로, 하마스는 가자지구 봉쇄령 해제를 최우선으로 요구하면서 팽팽히 맞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는 양측이 하루 또는 이틀 동안 모든 무력 행위를 중단한 뒤 정전 협상을 진행하는 2단계 방식을 제안했다고 현지의 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을 유보하기로 하는 등 정전으로 선회하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는 AFP통신에 "정전을 위한 이집트의 중재 노력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상군을 투입하는 계획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밤 각료들과 회동, 이집트가 제시한 정전 방안을 논의한 뒤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정전 합의를 기대하지만 가자로부터 로켓포 공격이 이어진다면 확전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의 관영 뉴스통신 메나(MENA)는 이집트의 무르시 대통령이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오늘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정전을 위한 이집트의 중재 노력이 몇 시간 내에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메나는 전했다.
그러나 이날 사태 발발 이후 두번째로 하마스의 로켓포가 예루살렘 인근에 떨어져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 한때 충돌 완화 양상도…사상자 1천 명 넘어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1주일 내내 이어졌지만 한때 일부나마 무력 충돌이 완화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에도 해·공군을 동원해 가자지구의 100여곳을 폭했다.
또 하마스가 통치 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2009년 개설한 이슬람국립은행(INB) 본부를 타격, 지하의 업무 시설을 비롯한 건물 내부가 파괴됐다.
그러나 새벽 공습으로 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을 뿐 사상자는 현격히 줄었다.
하지만 하마스의 로켓포탄이 이날 또 다시 예루살렘 인근에 떨어지자 이스라엘은 새로 공습을 전개해 가자시티에서 5명이 추가로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은 또 이날 오후 공중에서 배포한 전단에서 가자 지구 주민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전단에는 아랍어로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즉시 집에서 나와 가자 지구의 중심가로 이동하라"는 내용과 함께 주민들이 이용해야 할 길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은둔 중인 하마스 군 최고지휘관 무함마드 데이프는 라디오 음성 메시지로 이스라엘 공격을 지속할 것을 촉구하며 "지상군 공격을 감행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이스라엘에 경고했다고 AP를 비롯한 주요 외신이 전했다.
전날에도 100여 차례에 걸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이슬람 무장조직 `알쿠즈 여단'의 고위인사를 비롯해 38명이 숨지는 등 사태 발발 이래 하루 최대 사망자를 기록했다.
하마스 보건 당국에 따르면 가자 사태로 이날 현재까지 110여 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920명을 넘어섰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절반 가량인 56명이 민간인이고, 어린이가 30여 명 포함됐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어린이도 230여 명에 달한다.
한편 이스라엘은 공습을 시작한 지난 14일 이래 지금까지 가자지구 내 목표물 1천350여 곳을 타격했다.
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날아온 로켓포는 1천150여발이며 이 가운데 아이언돔으로 240발 가량을 요격했다고 이스라엘 군 당국은 밝혔다.
◇ 반이스라엘 여론 고조…오바마, 클린턴 중동 급파 =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에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팔레스타인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 죽거나 다치는 장면이 트위터나 방송으로 공개되면서 이스라엘을 성토하는 이슬람권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스라엘을 `테러 국가'로 규정했고 레바논의 아드난 만수르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테러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집트에서는 활동가 500여명이 팔레스타인인들에 연대 의지를 전하기 위해 가자지구 안으로 들어갔고 아랍연맹 대표단도 이날 가자지구를 찾았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힐러리 클린턴 장관을 중동에 급파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하고 이집트,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미국은 이스라엘 인근 해역에 상륙함 세 척을 보내 이스라엘 체류 미국인들의 수일내 대량 탈출사태 가능성에 대비하기도 했다.
사태 중재를 위해 이집트를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에서의 충돌이 격화하면 이 지역 전체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양측에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무력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이날 나빌 알 아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잇따라 만난 뒤 예루살렘을 방문,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한다.
유엔은 반 총장이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팔레스타인 인사와도 만나지만 가자지구를 직접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가자지구 사태 논의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두 차례 회의가 성과 없이 끝나자 무력 분쟁 중단을 촉구하는 자체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전날 "아랍연맹 명의로 모로코가 제출한 성명이 최종 무산되면 러시아가 제출한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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