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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정상 판정 두 달 뒤 '폐암 말기'…황당

<앵커>

정기 건강검진, 비용도 많이 들고 항목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사회부 신승이 기자 나와있습니다.

건강검진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이런 분쟁이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건강검진 받는 사람이 국가 검진만 해도 한 해 1천 100만 명이 넘는데요.

이것과 비례해서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 바로 오진에 대한 것입니다.

지난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정 모 씨 사례가 그렇습니다.

정 씨는 흉부 방사선 사진과 혈액 검사를 해서 정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두 달 뒤 또 다른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온 몸에 암 조직이 전이된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는데요.

결국 정 씨는 폐암 투병 끝에 넉 달만에 숨졌습니다.

유족의 얘기를 들어 보시겠습니다.

[정 씨 딸 : 한 달 전에 정상으로 나와서 건강하다고 그랬는데 암이 다 퍼져서 손 쓸 수가 없다고, 2~3개월 정도 사신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죠.]

해당 병원을 찾아가 봤는데요.

의사는, 여전히 당시 판독 결과에 이상이 없다, 이렇게 말합니다.

[건강검진 영상 판독 의사 : 환자분한테는 안됐지만 결과적으로 환자 결과를 알고 거꾸로 사진을 다시 봐도
입장의 변화가 없습니다.]

---

<앵커>

분명히 검진에서 정상이라고 했는데 두 달 만에 폐암 말기라 그래서 어떻게 할까요.

<기자>

네, 많은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받으면 내 몸의 이상을 완벽하게 다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문제가 된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또 다른 전문의에게 보여줘봤는데요.

한 명은 정상, 한 명은 재검, 이렇게 해석이 엇갈렸습니다.

의료진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검사 자체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흉부 엑스레이는 심장 같은 장기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폐암을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췌장암, 난소암도 건강검진 혈액검사만으로 발견하지 못 한다는 게 의료계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여기에, 의료진의 과실까지 더해진다면 건강검진의 오진 피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정미영/한국소비자원 차장 : 복수의 의사가 판독을 하게 되면 오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건강검진 불만 사례가 꾸준히 늘어 모두 50건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10의 7은 오진 피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건강검진에서 이상을 놓치는 것도 문제지만, 이 항목을 보면 다 필요할까 하는 항목들이 있는데요?

<기자>

네, 보통 일반 병원에서 하고 있는 종합건강검진이 그렇습니다.

검진 받아 보셨겠지만, 내가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미리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 경우 거의 없죠.

대개 정해진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그 패키지 안에 들어 있는 검사를 모두 받는 것이 보통인데요.

[종합검진 수검자 : (프로그램에) 정해져 있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필수항목에 있다고 생각되니까 믿고 하는 거죠.]

하지만 과잉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해 봤는데요.

면역혈청 검사, 갑상선 검사처럼 이상이 없으면 굳이 받지 않아도 되는 항목이 전체 30개 중 10개나 됐습니다.

[조비룡/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멀쩡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면 암 표지자는 다 해당하지 않습니다. 심전도도 불편함이 없으면 할 필요가 없고.]

우리가 너무 과잉 검사를 받는다는 걸 증명해 주는 예는 또 있습니다.

국내 대학병원 종합검진에서 심장 CT를 찍은 1천 명을 미국 내과학회가 추적해 봤는데 이 가운데 200명 넘게 심장병이 우려된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정작 석 달 뒤 심장병에 걸린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병원의 과잉 진료로 검진이 지나치게 고급화되고 국민들이 불필요한 검진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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