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지수만 따라가도 이득'이라는 펀드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며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던 인덱스펀드가 주식형 펀드 내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3분기 '어닝쇼크'를 맞은 대형주가 증가한 데 비해 중소형주의 강세가 이어진 탓이다.
최근 중소형주의 강세는 내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K200인덱스펀드의 대형주 편입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대형주 부진에 K200인덱스 '울상'
인덱스펀드란 특정 주가지수를 따르도록 만들어진 상품이다.
즉, 강세장 또는 약세장이라는 분위기에 크게 휩쓸리지 않고 시장 평균만큼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K200 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 코스피200지수의 수익률을 벤치마크로 삼는다.
그러나 최근처럼 중소형주가 선전하고 대형주가 뒤쳐지는 장에서는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K200 인덱스펀드의 성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19일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으로 전체 207개의 K200 인덱스펀드 1개월 수익률이 -2.65%를 나타내 기타 주식형펀드(일반주식, 중소형주식, 배당주식) 중 가장 부진한 성과를 냈다.
또 운용 순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K200 인덱스펀드 82개 상품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0개 중 8개 이상 꼴로 코스피200지수의 수익률보다 낮은 성과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장 분위기가 인덱스펀드에는 유리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이은경 연구원은 "인덱스펀드는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대형주는 전기·전자(IT), 화학, 운수장비 등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업종의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경기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시장이 상승추세로 전환했을 때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면서 "인덱스펀드를 운용해오면서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증시의 추세나 자금의 이동 방향이 뚜렷해야 인덱스펀드도 안정적 성과가 나온다"며 "올해처럼 대형주가 부진하고 중소형주만 잘 나가는 시황은 예외적이다"라고 말했다.
◇ 실적부진 대형주 '우수수'…중소형주 부각된 이유는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주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은 대외 경제 침체와 수출 부진 등으로 실적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실적 개선이 비교적 뚜렷한 중소형주는 지지부진한 증시 움직임과 무관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중국 소비관련주와 제약, 바이오 업체와 경기방어업종에 속했던 콘텐츠, 게임업체, 전자결제업과 연관된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 편입 비중이 많은 K200 인덱스 펀드는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장세다.
중소형주는 그동안 경기사이클 상 성장 속도 둔화가 나타난 시기에 강세를 보였다.
2004~2005년 성장이 둔화된 시기에 중간재와 설비투자 관련업체인 조선, 건설, 기계 등의 주가 상승폭이 컸다.
이 기간 소형주와 중형주지수가 각각 117.8%, 146.1% 올랐지만, 코스피와 대형주지수는 59.9%, 56.4% 상승하는 데 그쳤다.
또 최근처럼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중소형주가 선전하게 된다.
중소형주 중에는 내수경기에 더욱 밀접하게 연관된 기업들이 많고, 원화 강세로 수입물가 안정과 함께 구매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김희성 연구원은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평균 2.8%, 코스닥 상장사는 평균 27.1% 증가하고 내년에는 유가증권시장 21.1%, 코스닥 34.9%의 증가율이 각각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도 대형주와 비교하면 중소형주가 유리하다"며 "주가 부진 속에 수익률 확대를 위해 외국인과 기관의 중소형주 매수 비율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올해 대형주들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다만, 대형주의 적정 주가 수준이 역사적으로 가장 낮았던 2004년에 근접해 있어 추가적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소형주 강세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중국 관광객의 증가로 숙박과 여행, 카지노, 성형관련 의료산업, 화장품, 음식료 등의 소비증가로 이어지며 중소형주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인덱스펀드, 이름값 못한다…지수 수익률에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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