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중심·독점의 팝 시장에 대한 충격적인 도발이다."(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기존 음악 산업 패러다임과 올드 미디어의 시대가 끝나고 있음을 알린 뇌관이다."(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 싸이(본명 박재상·35)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 7주 연속 2위를 한 끝에 지난 14일(현지시간) 5위로 하락했다.
당초 싸이가 아시아 가수로는 49년 만에 이 차트 1위를 정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9주 연속 정상을 차지한 마룬5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음악 전문가들은 싸이가 지난 7월 15일 '강남스타일'을 발표한 지 4개월 만에 세운 이러한 기록만으로도 '새로운 역사'이자 전세계 대중 음악계에 충격파를 던진 일대 '사건'으로 평가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현재 유튜브 조회수 7억 건을 돌파하며 지난 2005년 유튜브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순위 2위에 올랐다.
또 지난 9월 30일(현지시간) 영국(UK) 싱글차트 1위에 올랐으며 미국 아이튠즈에서 9월과 10월 음원차트 1위 행진을 이어갔고 전세계 30여 개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석권했다.
유튜브에서 촉발된 신드롬은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져 전세계 유명 인사들까지 '말 춤'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싸이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 됐다.
'강남스타일'의 글로벌한 성공이 갖는 의미를 분석했다.
◇"서구 독점 팝 시장에 도발" = 빌보드는 '강남스타일'이 5위로 하락한 다음날 '역대 가장 오랜 기간 싱글 차트 2위에 머무른 곡(Biggest No.2 Hits Ever)' 40선을 소개했다.
싸이가 7주 연속 2위 기록을 세운 데 만족해야 한 점을 거론하며 "싸이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뜻에서 이 곡들을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싸이가 세운 기록은 현지 음악계도 인정할 만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빌보드 '핫 100'에서 아시아 가수가 1위에 오른 건 1963년 '스키야키'로 정상을 차지한 일본인 가수 사카모토 규가 유일할 정도로 동양인의 진입 장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임진모 씨는 "아시아 가수가 재미있는 댄스 음악으로 세계 음악 시장이나 다름없는 영미 차트에서 각각 1, 2위를 기록한 건 기적"이라며 "서구 중심과 독점인 팝 시장에 대한 충격적 도발이다.
한국이 긍지를 가질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열린 각종 음악 시상식에서 '상'으로 결실을 보았다.
싸이는 지난 9월 미국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시상식에 등장한 걸 시작으로 지난 11일 독일에서 열린 '2012 MTV 유럽 뮤직 어워드'에서 '베스트 비디오' 상을 받았고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뉴 미디어' 상을 받을 예정이다.
또 내년 1월 9일 미국에서 열릴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2013'의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도 올라 수상이 유력하다.
싸이를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매니저인 스쿠터 브라운과 연결해준 재미교포 이규창 씨는 "평소 친분 있던 브라운의 제안을 받고 싸이와의 만남을 주선할 때도 이런 대박 결과는 예상 못했다"며 "한국 사람으로서 너무 뿌듯하고 싸이가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기존 음악산업 패러다임 깬 사건 = '강남스타일'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배경으로는 디지털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세계 대중음악 산업의 변화가 큰 몫을 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전 세계 팬과 만나는 접점을 확보했고 트위터 등 SNS에 힘입어 빠른 확산 속도를 보였다.
18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 7억 5천300만 건을 기록 중으로 이 추세라면 이달 중 조회수 8억 건을 돌파해 유튜브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순위' 1위를 기록 중인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Baby)' 뮤직비디오를 제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작가는 "유튜브와 SNS를 기반으로 세계 음악 시장을 정복한 가수는 싸이가 처음"이라며 "기존 음반 프로모션 및 유통 질서가 깨지고 뉴미디어를 통한 스타들의 등장이 잦아졌는데 싸이의 성공은 세계 대중음악 레코드 산업이 100년간 유지해온 음악 산업 패러다임과 올드 미디어의 시대가 끝나고 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고 평가했다.
미국 버클리음대 로저 브라운 총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음악 유통 패러다임의 전환기에서 싸이의 성공은 미래 뮤지션에게 자화상, 표본, 이상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싸이가 성공한 이면에는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 팬들이 자유롭게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강남스타일, 한류의 글로벌전략 방정식을 다시 쓰다'에서 "싸이는 강력한 일원화된 마케팅 툴로 '패러디 동영상'을 허용해 원 저작물의 확산을 배가시켰다"며 "싸이는 저작권 침해를 소송의 먹잇감이라기보다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방임해 패러디 독려를 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싸이 홀릭' 서구 독점 팝 시장에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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