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한 대학원에, 이상한 유학생들이 입학했습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는 데 H2O, CO2가 뭔지도 모르고, 또 대학을 졸업하진 않았지만 졸업장은 받았다고 우기는 유학생도 있습니다.
모두 가짜 유학생들인데,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채희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전문대학원.
국내 사회복지학과 석사 과정인데 외국인 학생만 가득합니다.
정원 260여 명 중 251명이 몽골사람입니다.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해보니, 미심쩍은 학생이 줄줄이 나옵니다.
한 학생은 대학교 졸업은 안 했지만, 졸업장은 나왔다고 우깁니다.
[학생 : 졸업증명서 가짜인 줄 몰랐어요.]
[수사관 : 학교를 안 다녔으니 가짜죠.]
[학생 : 다녔어요. 졸업만 안 했어요.]
[수사관 : 그렇지, 졸업한 사실은 없는데 졸업장이 나왔어요.]
몽골의 유명 대학에서 화학과를 졸업했다는 한 유학생.
[수사관 : CO2가 뭐예요?]
[학생 : 몽골말 아니어서 몰라요.]
[수사관 : 전세계적으로 영어로 하는 거예요. 기본 적인 상식이에요. 상식, 커먼센스.]
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가 이 학교 몽골인 재학생 140명의 졸업증명서를 본국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26명이 가짜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광균/법무부 이민특수조사대 팀장 : 몽골 사람들은 대부분 취업 목적으로 왔기 때문에 공부가 아닌 취업 목적으로 입학한 걸로.]
국내 대학원에 입학만 하면 유학생 비자가 쉽게 나오고, 이 경우 취업비자 없이도 주 30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학교 입장에서도 한 명당 150만 원씩하는 등록금을 받을 수 있다 보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입니다.
[몽골학생 중개인 : 처음에 학교에 10명을 소개해줬는데, 등록금을 깎아줬습니다. 장학금도 주고.]
학교 측은 입학 전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학교 관계자 : 일단은 공부하러 온 학생을 믿는 거죠. 학교가…]
하지만, 학교 보단 일터에 더 자주 나가는 유학생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학교가 재정을 위해 외국인을 상대로 비자 장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영상취재·편집 : 김흥기,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