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경기가 나빠서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기본입니다. 미래의 경기도 워낙 안갯속이다 보니 이제는 미리미리 지갑을 닫아두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송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황 탓에 값싼 중고품이 인기라지만, 요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쓰던 화장품까지 사고 팝니다.
사서 몇 번 쓰다가 맘에 안드는 립스틱이나 색조 화장품 등을 중고 화장품으로 사고파는 겁니다.
[이용경/중고거래 사이트 이용자 : 인터넷에 그냥 올려봤거든요. 처음에는 호기심에 올려봤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반응이 좋고 잘 판매가 되더라고요.]
구닥다리 취급을 받던 일명 통돌이 세탁기.
부가기능이 필요 없고 값싼 제품을 찾는 '알뜰' 소비자에겐 인기입니다.
[박동석/대형마트 가전판매 담당 : 드럼 세탁기 매출보다 2배 이상 판매가 되고 있고요. 그래서 고객님들 눈에 잘띄는 곳에 진열을 하고 있습니다.]
통계로 나타난 소비 행태는 '알뜰'을 넘어 자린고비 수준입니다.
지난 3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6.3% 늘었지만, 소비는 1% 증가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오히려 0.7% 감소했습니다.
[이은미/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주거비부담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면서 가계가 음식료 등 필수적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소비지출을 전반적으로 축소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실제 처분 가능한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벌이가 좀 나아졌는데도 씀씀이는 확 줄였다는 얘기입니다.
[박숙녀/서울 자양동 : 어렵죠, 힘들죠. 힘든데 앞으로 이게 잘 어떻게 좋을지 안 좋을지 예측을 못하니까….]
움츠러든 소비심리가 씀씀이를 줄이고 생산 감소로 이어져, 경기 침체의 골을 깊게 만드는 악순환이 우려됩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