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ㄴ' 도 제대로 모르던 '까막눈'의 할머니들이 시집을 출간하고 어엿한 시인이 됐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근대사 과정에서 여인으로서 겪었던 고단한 삶을 담았습니다.
구준회 기자입니다.
<기자>
책을 받아든 할머니들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가 피어납니다.
깔끔한 표지에 그림이 곁들어진 책의 제목은 '날보고 시를 쓰라고' 옥천군 안내면에 사는 할머니 23명이 자작 시를 모아 출간한 첫 시집입니다.
할머니들이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루에 3시간, 매주 두 차례씩 시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한글을 깨친 지 불과 5~6년, 평균 연령 79세의 할머니들에겐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시인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습니다.
투박한 시구에는 질곡의 근대사를 거쳐 외롭고 힘들었던 농촌 여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이렇게 시집에 수록된 시는 모두 127편.
뛰어난 기교도 문장력도 없지만, 잔잔한 감동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힘들고 고단한 지난 삶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승화시킨 할머니들의 시가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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