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계에서는 그를 2차 대전의 두 영웅 아이젠하워와 맥아더를 합쳐 놓은 인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군인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오래 전부터 그를 주목해 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앙정보국 국장으로 그를 임명했음에도 올 여름에는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그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로 민주,공화 양당 모두 탐내는 인물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다음은 퍼트레이어스가 급부상 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미국인들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퍼트레이어스의 몰락은 그러나 너무나 한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전기를 쓰면서 가까워져 불륜관계로까지 발전한 한 여성의 질투심어린 이메일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손에 들어갔고 결국 모든 사실을 시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그렇고 그런 삼류소설같은 스토리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정치가 더해지면서 사건이 매우 복잡한 2라운드에 접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복잡해진 건 퍼트레이어스의 사임 시점 때문입니다. 퍼트레이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바로 다음날인 지난 8일 백악관을 찾아가 사표를 냈습니다. 당연히 "왜 지금 이 시점에 사임을 하게 돼었는지? " "FBI는 그동안 왜 이 사실을 숨겼는지? "등등 의문이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국가 정보 수장의 불륜과 이로 인한 국가기밀 유출 가능성이 여당에 유리할 게 없었을 것이란 건 상식적인 판단일 것입니다.
야당인 공화당은 여기에 리비아 벵가지 미 대사관 피습 사건 청문회가 이번 주에 예정돼 있었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벵가지 피습사건 이후 퍼트레이어스가 현장을 방문했었고 여기서 뭔가 문제가 될 만한 사실을 발견한 것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벵가지 청문회에서 퍼트레이어스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만한 사실을 밝힐 것이 두려워 그를 서둘러 사임시켰다는 주장입니다. 여권은 그의 사임을 '단순 불륜'때문으로 몰아가려고 하고 야권은 '정치적 음모'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쟁 영웅과 불륜, 그리고 정치, '퍼트레이어스 스캔들'이 갖추고 있는 이 완벽한 삼각 구도는 어떤 영화나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합니다. 오바마의 재선으로 흥미있는 기사거리가 없는 미국 언론들은 연일 이 기사를 대서 특필하고 있습니다. 야당은 청문회를 열어서라도 진실을 밝히겠다는 기세입니다.
정치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어떤 뚜렷한 결론없이 공방만 벌이다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또 모르죠" 정말 깜짝놀랄 만한 거대한 음모가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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