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민간인 학살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일반 사법절차와 같은 사실관계 증명을 요구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창원지법 제5민사부는 한국전쟁 당시 군인들이 저지른 마산형무소 학살사건 희생자의 아들 64살 이 모 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이 씨에게 6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정부는 이 씨의 아버지가 1950년 발생한 마산형무소 학살사건 이후인 1967년 11월에 사망한 것으로 제적등본에 기재돼 있다며 희생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이 객관성 있는 증거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오래 전 민간인 학살사건의 경우 일반 사법절차와 같은 수준의 사실관계 증명을 요구할 수 없고, 국가가 법률로 과거사정리위원회를 설치해 학살사건 희생자를 밝혀낸 마당에 이제 와서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원고 이 씨의 아버지를 포함해, 한국전쟁 당시 마산육군헌병대와 육군 정보국 소속 방첩대에 의해 희생된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 소속으로 신원이 확인된 358명을 마산형무소 학살사건 관련 희생자로 2009년 결정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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