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북부 지역을 덮친 지난달 28일 저녁, 뉴욕 맨해튼의 지하철 운행을 관장하는 통제센터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지하철 운행을 중단한다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결정이 내려졌고 직원들은 허리케인 피해가 닥치기 전에 정해진 일정에 따라 모든 지하철 운행을 정지시키고 있었다.
저녁 7시를 기준으로, 그 이전에 출발한 지하철은 목적지까지 운행하지만 그 이후에는 새로 출발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밤이 늦어 거의 모든 지하철은 차고로 들어가 멈춰섰다. 통제센터에서 지하철 구간 내 모든 움직임을 감지하는 표지판에는 불빛이 하나둘씩 꺼져갔다.
드디어 마지막 불빛이 꺼져 모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음을 알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표지판에 갑자기 다시 불빛이 깜박거리기 시작했다. 뭔가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센서를 작동시킨 것은 지하철이 아니라 지하에 밀려든 물이었다.
자칫 큰 참사로 이어질 뻔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지하철 운행을 멈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남부 맨해튼 사우스페리 역에서 통제센터 표지판을 보며 남아있던 조셉 리더 뉴욕지하철 관리이사는 넘친 물이 지하철 플랫폼을 집어삼킬 즈음에야 플래시 불빛을 비춰가며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계단을 뛰어오르는 그 뒤로는 마치 개가 사람을 물려는 것처럼 물살이 맹렬히 쫏아오고 있었다.
리더 이사는 "물이 차오르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오래 머물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황급히 뛰었다"고 말했다.
뉴욕지하철 108년 역사상 이번 허리케인의 피해는 가장 컸다.
이스트강 지하를 지나는 7개 노선 모두가 침수됐고 모든 지하철 플랫폼이 물에 잠겼다.지하의 장비들은 상당수가 망가졌다.
하지만 피해복구도 놀랄만큼 빨랐다.
샌디가 지나간 지 3일도 안돼 일부 노선의 운행이 재개됐다. 일주일이 지나자 주요 노선 대부분이 복구됐다. 일부 노선의 경우 복구가 너무 빨라 이 지역 전력공급회사인 콘 에디슨이 다시 전력을 넣어줄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지하철 당국에 종종 비판을 가하는 탑승자 권리보호단체 스트래팽거스 캠페인의 진 러시아노프 변호사는 "지하철 당국이 보여준 빠른 복구는 거의 마법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칭찬했다.
(뉴욕=연합뉴스)
위기일발 뉴욕 지하철, 간신히 재난 면해
'샌디' 침수 직전 운행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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