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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단일화' 맞설 박근혜의 카드는?

[취재파일] '단일화' 맞설 박근혜의 카드는?
'올 것이 왔다' 야권후보 단일화 회동을 지켜본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들의 반응입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추진은 새누리당에겐 대선전이 본격화 되기 전부터 당연히 출제되는 '적중률 100%' 예상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의 모호한 화법으로 인해 '혹시나' 하는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새누리당은 3자구도, 즉,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모두 선거를 완주한다면 박근혜 후보의 승리는 명약관화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할듯 말듯하고 민주당과 각을 세울 때에는 기대섞인 전망으로 3자구도 대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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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란 듯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연하늘색과 꽃분홍색 넥타이를 어우러지게 매고 특유의 미소와 웃음을 지으며 레드카펫을 나란히 걸었습니다.

문재인이냐 안철수냐 '단일화 이슈'에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관심에 따라 지지율도 쏠리는 것이 아닌지, 새누리당의 우려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취재기자들은 새누리당 선대위에 몸 담고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야권 단일화에 대응하는 새누리당의 전략은 무엇인가?"  한달 전쯤, 이 질문을 던졌을 때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들의 답은 "설마, 우리가 앉아서 보기만 하겠느냐, 우리도 대응카드가 있다" "대단한 이슈가 될 만한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기다려라"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두 야권 후보의 회동을 전후로는 각종 '선대위 관계자'발 공식 발표 되지 않은 정책공약과 전략들이  '단일화 맞대응 카드'라는 해설지를 달고 몇몇 언론에 보도됐습니다. 예를 들면, '정-부통제를 도입한다' '러닝메이트급의 총리를 미리 예고한다' '재정투입으로 경기부양 정책에 드라이브를 건다' '본인의 임기를 단축하는 희생을 보이면서 4년 중임제 개헌안을 내놓는다' 등 등이었습니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 회동이 처음으로 이뤄지던 날 아침, 박 후보는 '정치쇄신안'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관계자 발로 보도됐던 내용들이 정치쇄신안 안에 다 포함될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기자들의 관심은 집중됐습니다.  어떤 카드를 박 후보가 제시할지 궁금했습니다. 적중률 100% 였던 예상문제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답이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박 후보의 정치쇄신안은 흔히 말하는 표현으로 하면 '밋밋했습니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방자치단제장과 의원의 중앙당 공천권을 폐지하고, 부정부패로 인한 재보궐 발생시, 그 비용을 원인제공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등 실질적이고 그동안 하기 힘들었던 구체적 정책들을 박 후보가 어렵게 제안했는데 왜 평가를 해주지 않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습니다.

박 후보는 개헌에 대해 대선전에 논의하는 것은 정략적이니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집권을 하면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에 대한 개헌을 국민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후보는 방점을 현재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선거를 앞둔 정략적 접근이라는 데 찍었지만 기자들은 대부분 4년 중임제 개헌 추진을 제목으로 뽑아 보도했습니다. 박 후보의 의도와 언론들의 해석이 엇나간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기자들은 박 후보가 당일날 벌어지는 단일화 회동과 각을 세울 수 있는 '새 화두'를 하나 내놓기를 기대했었습니다.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그런 '대응용 화두'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입장이었던 것입니다.

단일화 회동 뒤 '맞대응 카드'를 기다려 보라던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들의 입장도 변했습니다. 다들 선거전략을 위해 무슨 카드를 내놓고 하는 것은 박근혜 후보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치쇄신안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의 입장이 그동안 선대위 일각의 입장과 달랐다는 것이 확인된 모양이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이후 '단일화는 민생과 관계 없는 이벤트'라고 규정하고  자신은 정치의 본분인 민생을 챙겨 나가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단일화는 속임수, 이벤트, 국민 기만 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단일화에 대해 국민들이 부정적 인식을 갖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박근혜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 후보로서 정책 행보를 해나간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중도외연 확장을 위해 고심해왔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정강정책에 집어 넣고 복지정책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선 국면이 되자, 중도외연 확장을 위한 정책이나 행보는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자신이 움직이던 반경 안에서 변함 없이 사뿐 사뿐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그러면 국민들이 '국민을 위한 진정성'을 알아주리라는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물리적 결합으로 고전적 외연 확장 방식을 취한 야권에 맞서 '국민이 알아주길 것'이라며 '마이 웨이'를 가고 있는 박근혜 후보.  아직은 여야 공방전에 묻혀 어느 행보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지 알수 없는 상황이지만 조금씩 물줄기가 많이 모여 흐르는 큰 강이 생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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