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첨단 IT 시대에 전당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금반지나 시계 대신, 스마트폰이나 또 컴퓨터를 담보로 받아줍니다.
임태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임 기자, 이 전당포 어떤 사람들이 주로 손님이 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주요 고객층은 IT기기를 많이 쓰고 많이 찾는 20~30대였습니다.
전자제품만 있으면 돈을 쉽게 빌릴 수 있는데다 대출 기록이 남지 않다보니 젊은 세대의 호응이 컸습니다.
화면 보시겠습니다.
옛날 전당포들은 보시는 것처럼 주인이 앉아 있는 창구에 우중충한 쇠창살이 쳐져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생겨난 IT 전당포들은 쇠창살이 전혀 없고, 오히려 산뜻한 장식들로 꾸며져 있습니다.
담보로 맡긴 물건들을 보관하는 진열대엔 온통 전자제품들 뿐이었는데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가 가장 많았습니다.
제품들마다 물건을 맡긴 사람의 이름과 대출 번호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있습니다.
마침 20대 남성이 찾아와서 자신이 쓰던 아이패드와 노트북을 맡겼는데요.
신분증을 확인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즉시 필요한 돈을 빌려주고 있는데, 잠시 인터뷰 듣겠습니다.
[김무현/IT 전당포 주인 : 남들한테 손 빌리기 아쉬워하고 남한테 쓴소리 하기 싫기 때문에 직접 와가지고 당당히 받아가시고 이자가 그렇게 큰 돈이라고 아니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요즘 여자분들도 혼자 오시고요.]
대출 한도는 사용 요망 제품 중고가의 50~60% 선이고, 이자율은 연 36%로, 법정 최고 수준입니다.
<앵커>
네, 비싸군요.
<기자>
이자는 비싼 편이지만 불법 사채를 쓰는 것보단 낫고, 대출 기록이 남지 않아서 신용도가 떨어질 걱정도 없습니다.
때문에 돈이 필요한 20~30대에게 IT 전당포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떠올랐습니다.
IT 전당포는 5년 전 용산 전자상가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현재 10곳 넘게 개업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그런데 하나 걱정인 게요. 스마트폰 절도가 요즘 많잖아요. 요즘 훔친 것을 처리하는 곳으로 쓰이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고객이 돈을 갚지 않으면 전당포는 담보를 팔아 손실을 메꾸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장물 유통 경로로 활용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주인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주홍렬/IT 전당포 사장 : 이렇게 풀세트 구성품이 전원어댑터, 마우스, 여기에 사용되는 구성품이 있어야만 저희가 본인걸로 간주를 해서 대출을 진행해 드리고 있습니다.]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훔친 노트북이라면 달랑 본체만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구성품을 모두 확인하는 겁니다.
스마트폰의 경우는 인터넷에서 모델명과 일련 번호를 입력하면 분실 여부를 ?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성품을 통째로 훔치거나 분실 신고 전에 전당포로 넘기면 장물 취득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 전당포는 좀 더 많은 고객을 끌기 위해서 신분증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전자 제품만 있으면 돈을 빌려주기도 했는데요.
장물을 처분하다 걸리면 전당포 주인은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됩니다.
---
<앵커>
전당포하면 영화 아저씨에 나오는 약간 침침한 곳을 지금 보니까 완전히 달라졌는데요. 그런데 어쨌든 이런 전당포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건, 그만큼 또 살기가 팍팍해졌다 이런 얘기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전당포는 불황 속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는데요.
먼저 전당포에서 만난 대학생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전당포 고객 : 제 주변에 많고 학비 때문에 힘든 애들도 많고요. 그리고 자취하는 애들은 방값 밀려서… 지금 다 힘드니까 용돈도 많이 부족한 때거든요.]
20대 학생들은 비싼 학비와 생활비 때문에 돈이 필요했고, 30대는 취업이 안 돼 생활고를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종 전당포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청년 실업을 비롯한 경제 불황이 가장 큰 원인인데요.
최근 전당포 고객층은 개인에서 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금줄이 막힌 업체가 부도를 막으려고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을 아예 전당포에 맡기는 겁니다.
전당포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서민 경제가 좋지 않고, 대출 문턱이 높다는 걸 뜻합니다.
취재를 하면서 전당포 장사가 잘 된다는 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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