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 살면서 말 한마디 안하는 가족이 있다. 반평생이 넘는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아내로부터 어느 순간 남보다 못한 취급을 받게 된 한씨. 이젠 묻는 말에 대꾸조차 안하는 아내와의 유일한 소통방법은 휴대폰 메시지뿐이다. 살가운 대화는 사라지고 차갑게 오가는 메시지만 남은 이 부부가 사는 집엔 가족은 없고 타인만이 존재할 뿐이다.
서로를 향한 입과 귀를 닫고 멀어진 가족들은 마음의 문뿐만 아니라 실제 방문을 걸어 잠그기도 한다. 버스기사로 하루의 반나절을 운전석에서 보내는 이씨,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그를 맞이하는 건 텅 빈 거실과 굳게 잠긴 방문뿐이다. 방문 뒤에는 1년 째 아버지와 대면조차 거부하는 아들과 거동이 불편한 부인이 살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공간을 사는 이 가족. 이들은 닫힌 문을 넘어서 진정한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가족으로써 함께 살고 있지만, 철저히 단절된 채 남보다도 멀어진 사람들. 차가운 벽으로 가로막힌 듯 단절된 가족들을 통해, 오늘날 가족이 처한 위기를 들여다보고, 나아가 그 두터운 벽을 허물 수 있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본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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