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영남-호남, '텃밭이 수상하다?!'

이상 기류 감지…비상 경계령 발동

[취재파일] 영남-호남, '텃밭이 수상하다?!'
대선이 이제 채 50일도 남지 않으면서 대선 후보들의 득표전도 가열되고 있습니다. 득표 전략은 대체로 이념 성향을 기준으로 보수와 진보, 중도층, 두 번째로 연령별, 세 번째로 지역별, 이 3가지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별 판세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여야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부산.경남, 즉 PK와 호남의 기류가 심상치 않습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PK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반대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내려가는 모양샙니다. 리서치 앤 리서치 여론 조사 결과 (전국 1천 명, 95% 신뢰수준에 ±3.1%p)를 살펴 볼까요? 9월 19일~21일 조사와 10월 23일~25일 양자 대결 조사인데요, 우선 박근혜-문재인 가상 대결시 박 후보의 지지율이 57.6%에서 49.4% 떨어진 반면, 문 후보는 30.6%에서 37.4%로 상승했습니다.

박근혜-안철수 가상 대결에서도 박 후보는 54.3%에서 50.1%로 떨어졌고, 안 후보는 36.3%에서 40.2%로 올랐습니다. 새누리당이 저지선을 40%로 생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빨간불이 켜졌다고 하겠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 결과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56.5%였고, 대통합민주신당 전신인 정동영 후보가 12.9%에 불과했습니다.

다음으로 호남으로 건너가 보겠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광주.전남.전북에서 8.9%를 얻는 데 그쳤고, 정동영 후보는 80%의 득표율을 올렸습니다. 5년 뒤인 지금은 박근혜 후보가 20%대에 접어들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위에서 인용한 리서치 앤 리서치 여론 조사 결과 (전국 1천명, 95% 신뢰수준에 ±3.1%p)인데요, 박근혜-안철수 가상 대결에서 한 달 새 박 후보는 10.1%에서 22.8%로 10%p 이상 뛰어 올랐습니다. 반면 안 후보는 79.5%에서 68.4%로 빠졌습니다. 이번엔 박근혜-문재인 가상대결 결괍니다. 박 후보는 11.3%에서 20.7%로 상승한 반면, 문 후보는 78.7%에서 61.9%로 하락했습니다.

여야의 텃밭인 PK와 호남이 왜 흔들리고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통적 지지를 보내 준 정당이 자신들을 홀대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PK, 즉 부산.경남 지역은 현 정부에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 무산 등 지역 사업이 좌초됐는데, 박 후보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지난 25일 부산.경남 지역 선대위 출범식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해양수산부 부활 등을 추진하겠다며 표심을 공략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경남 거제 출신으로 부산이 정치적 기반이고, 안철수 후보도 부산 출신이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이미지
호남은 박근혜 후보의 구애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김대정 정부 시절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호남 인사들을 선대위에 영입했습니다. 호남 일각에 남아 있는 '반 노무현' 정서가 문재인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안철수 후보도 문 후보와의 단일화 갈등에서 일부 실망감이 표현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여야는 이런 이상 기류를 감지하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1차 관문인 단일화 승리를 위해 호남 '하방(下方) 작전'에 나섰습니다. 호남 출신인 박지원 원내대표가 2일부터 호남 지역을 순회하며 지역 민심 달래기에 착수합니다.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 설득에 나선다는 겁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부산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부산 지역 출신 의원 13명은 남은 대선 기간까지 지역 현장을 누비며 선거 운동에 진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안철수 후보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PK와 호남 지역에서, 전통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 편이 아니라 할 수 있는 후보들의 지지율이 유지될 수 있을지, 또 실제 득표율로 이어질지는 미지숩니다. 선거 전문가들은 결국 선거 막판 이른바 지역주의 논리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합니다. 흔히 들어 왔던 '우리가 남이가!'라는 심리가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이죠. 호남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PK에서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현재보다는 꽤 많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면, 단일 후보에게 표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대선에서 두 지역의 득표율이 어떻게 나올지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