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곡동 사저 부지 문제가 제기되자 30대 회사원인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34)가 어떻게 10억원이 넘는 땅값을 댔을지 의혹이 일었다.
검찰이 8개월 조사한 결과 시형씨가 모친 김윤옥 여사의 서울 논현동 땅을 담보로 6억원을 빌리고 큰아버지인 이상은(79) 다스 회장에게서 또 6억원을 빌려 11억2천만원인 부지대금을 치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커졌다.
특히 이 회장이 시형씨에게 빌려준 현금 6억원에 시선이 집중됐다.
특검 수사 개시와 함께 이 돈이 이 회장의 서울 구의동 자택 붙박이장에서 나와 큰 가방에 담겨 청와대 관저 붙박이장으로 옮겨진 사실이 드러나자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무게 50㎏…왜 현금으로 줬을까 = 시형씨는 지난해 5월24일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은 채 직접 차를 몰고 이 회장 자택을 찾았다.
나흘 전 경주 다스 사무실에서 차용증을 쓰고 빌리기로 한 6억원을 받으러 간 것이다.
이 회장 집 문간방 붙박이장에 있던 돈중 1만원권으로 5억원, 5만원권으로 1억원이 시형씨에게 건네졌다.
1만원권 5만장의 무게는 약 48㎏, 5만원권 2천장의 무게는 약 2.2㎏이다.
시형씨는 50㎏에 달하는 지폐 뭉치를 트렁크 1개와 손가방 2개에 나눠 담아 차에 실었다.
큰아버지와 조카 사이에 차용증까지 쓰고 돈을 빌리는 마당에 굳이 무거운 현금다발로 주고받은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출처를 드러내기 어려운 '검은돈'이거나 거래사실 자체를 감추려는 목적이 아니면 이렇게 불편하게 거액을 주고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이 회장이 특검에서 어떻게 해명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붙박이장 속 뭉칫돈의 출처는 = 이 회장 자택 붙박이장에는 최대 10억원까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측은 붙박이장 속에 보관한 돈의 출처에 대해 2005년부터 개인 계좌에서 1천만~2천만원씩 인출해 쌓아둔 돈이라고 해명했으나 의문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스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 대선 직전부터 이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주장이 나온 점에 비춰 돈의 실제 주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남아있다.
이 회장의 개인계좌 추적에 들어간 특검팀은 자금 흐름을 쫓는 과정에서 다스와의 연결고리가 발견되면 다스 법인계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적인 추적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수사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D 도우려 했다는데… = 이 회장 측은 동생인 이상득(77·구속수감) 전 의원을 도우려고 현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본래 이 전 의원의 총선 비용 등을 위해 준비했는데 시형씨가 땅 매입자금을 빌려달라고 하자 돈을 내줬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전 의원도 지난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장롱 속에 보관하던 현금 7억원을 실토해야 했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폭로로 이 전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씨가 구속되고 계좌추적 과정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7억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이 전 의원이 평소에도 집에 거액의 뭉칫돈을 보관하면서 정치활동 등에 사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이 실제로 거액의 현금을 동원해 이 전 의원의 정치활동을 지원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도 있다.
이 회장 측이 의도한 발언이든, 말실수든 스스로 붙박이장 속 현금의 목적에 대해 입을 연 만큼 특검팀이 이 돈의 용처까지 파헤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은씨 집 붙박이장 속 현금 6억 의혹 풀릴까
차용증 써놓고 50㎏ 지폐뭉치 거래 의문<br>특검, 자금 출처·용처 동시에 캘 듯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