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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 대학 교수, 학생에 정치소신 강요 '논란'

중간고사·과제물 잇따라 '종북 비판' 출제

부산 모 대학 교수, 학생에 정치소신 강요 '논란'
부산 모 대학의 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강요하는가 하면 보수 언론인 홈페이지에 과제를 올리도록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 대학 철학과 A 교수는 지난 10월 중간고사시험 3문제 가운데 마지막 문제로 '종북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을 비판하시오'를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같은 과목에서 3문제 가운데 마지막 문제로 '부정선거로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논하라'는 문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간고사가 끝난 뒤 학생들에게 비슷한 주제의 과제를 주며 이를 보수 성향의 인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실명으로 게재할 것을 학생들에게 요구했다.

과제의 주제는 '종북 빨갱이의 국가관', '전자개표로 당선된 노무현 가짜 대통령', '종북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 등의 유기적 관계에 대해 서술하는 것이다.

수업을 듣는 학생 40명 가운데 27명은 해당 교수의 지시대로 '○○대학생의 언론비판'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이트에 지난달 25∼28일 사이 리포트를 올렸다.

A 교수는 과제를 줄 때 학점과 연관이 있다고 밝히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과제'라는 이름으로 나온 탓에 성적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봐 과제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교수는 지난 8월 조교 채용 과정에서 면접자들에게 종북 좌익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 동료 교수들과 마찰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과목의 수업을 들은 학생 B(19) 씨는 "교수가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강요하기 위해 '학점'이나 '과제'를 이용한다는 것은 학생에 대한 협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C(21) 씨는 "지난해 같은 수업을 들은 친구 중에 시험문제 3개 가운데 수업과 관련 있는 1~2번 문제를 거의 쓰지 않고 3번 문제만 교수가 원하는 대로 써 좋은 성적을 받기도 했다"며 "과연 이것이 공평한 시험인지 교수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교수가 맡고 있는 수업은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꼭 들어야 하는 전공필수 과목이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A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왜곡하거나 숨기고 종북좌익을 진보로 부르는 것은 사기"라며 "젊은이들이 진보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듣고 공정하게 판단하자는 취지에서 과제를 낸 것"이라고 항변했다.

부산대 학사과 관계자는 "이런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서 논의가 필요하다"며 "(해당 교수 징계여부는) 교무처장이나 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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