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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이혼 뒤 '고아 아닌 고아'…평생 상처로

<앵커>

법원이 이렇게까지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이혼 가정 청소년의 얘기, 잠시 들어보실까요?

[부모님한테 한번 혼나보고 싶었어요. 엄마, 아빠 앞에서. 그냥 넷이 만나서 밥 먹는 거. 그러지 못한다는 게 엄청 부러웠어요.]

해마다 11만 가구가 이혼을 하고,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의 실태를 정경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8년 전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있는 이 모 군 형제.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한 뒤 연락이 끊겼고, 어머니가 재혼하면서 조부모 손에 맡겨졌습니다.

성적이 떨어지고 말이 없어진 이 군, 생계유지도 어려운 할머니가 양육 책임까지 떠안으면서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강현엽/이 군 할머니 : 집을 팔아서라도, 빚 갚고 남은 돈 모아서 (애들은) 대학을 가야 하는데… 제가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친척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위탁 시설을 전전하거나, 연고도 없는 새 가정으로 보내집니다.

그마저도 적응하지 못해 가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청소년 쉼터에서 지내면서 학업은 이어갈 수 있지만, 부모로부터 버려졌다는 정신적 충격은 견뎌내기 힘듭니다.

[김 모 양/가출 청소년 : 힘들었어요. 그때 생각하면… 엄마가 저를 (다른 집에) 보냈는데요, 그때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거든요.]

[정종운/구로 건강지원센터 과장 : 일상생활 훈련이 잘 안 돼 있어요. 가령 이 닦고 머리 감고 어떻게 해야 외출을 하는 건지. 부모의 환경을 잘 알고 있어서 요구를, 잘 말을 못하는 거죠.]

이혼하는 부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버림받은 아이들은 평생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김 모 양/가출 청소년 : 부모들이 낳은 자식들은 좋든 싫든 헤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부모는) 적어도 (아이들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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