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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차기 전투기(FX) 사업, 결국 차기 정부로…

[취재파일] 차기 전투기(FX) 사업, 결국 차기 정부로…
우리 영공을 앞으로 30년 이상 책임질 차기 전투기를 선정하는 사업이 결국 다음 정부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호기롭게 10월 말이니 11월 말이니 목표 시한을 정하곤 했던 방사청이 "하늘이 두쪽 나도" 이번 정부에선 최종 기종을 선정하기 어렵게 됐다는 고백을 슬슬 하기 시작했습니다.

애초부터 방사청의 목표 시한은 실현 가능성이 없었습니다. 괜히 시한 정해서 '갑'의 조급한 마음만 내비친 꼴이었습니다. 괜히 협상의 주도권을 업체들에게 내준 겁니다. 서둘러 이번 정부에서 최종 기종 선정하기가 어려워졌다니 늦었지만 시한 없이 차근차근 3종의 전투기를 평가해주길 기대합니다.

이상적인 경우, 1월 중순 최종 기종 선정

차기 전투기 사업의 앞으로 일정은 이렇습니다. 지난 주까지 3차 협상이 끝났습니다. 계획대로라면 협상은 3차에서 끝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도 전투기 제조업체에게도 협상 결과는 불만 그 자체였습니다. 따라서 예정에 없던 4차 협상이 11월 중순에 시작됩니다. 2주 소요될 전망입니다.

4차 협상 끝나면 12월 됩니다. 12월 중순에 가격만 놓고 밀고 당기는 가격 협상 일정이 있습니다. 최소 2~3주입니다. 길게는 몇달 더 걸릴지 아무도 모릅니다. 적어도 최소 2~3주는 넘어갈 겁니다. 즉, 한 달 이상 걸린다는 겁니다. 가격 협상까지 끝나면 1월 됩니다. 다음 절차는 가격입찰. 이것은 한 번에 끝날 일이 절대 아니죠. 가격 맞을 때까지 끝장을 보는 절차입니다. 수십 차례까지도 갑니다.

한 차례로만 끝난다고 해도 다음엔 가격 맞는 업체들과 가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이 또한 1주 이상 걸립니다. 다음엔 방사청이 가계약 대상 업체들을 놓고 최종 기종 결정평가를 합니다. 이 역시 1주일 이상이 흐릅니다. 방사청의 핵심 관계자는 이런 타임 테이블 때문에 "절차가 착착착 진행된다고 해도 최종기종 선정은 1월 중순이나 돼야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착착착 진행되는 절차란 우리가 '후려치는' 가격을 업체가 '고분고분' 받아들여 12월 가격 협상이 2~3주만에 끝나고, 가격 입찰도 한 차례로 마무리되는 경우입니다. 불가능합니다. 전투기는 고사하고 건빵도 그렇게 구입한 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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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 마틴, "가격 못 깎는다"

차세대 전투기의 유력 주자인 F-35의 록히드 마틴이 문제입니다. 가격을 못 깎겠다는 겁니다. 한 발 더 나아가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릅니다. 록히드 마틴 관계자가 확인해주는 바로는 "한국에 넘기는 F-35의 가격은 미 공군 공급 가격이다"입니다. "거기서 한 발도 움직일 수 없다"입니다.

그럼 록히드 마틴이 미 공군에 F-35를 넘겨주는 가격은 얼마일까요? 그건 미 정부도, 록히드 마틴도 모릅니다. 우린 그럼 F-35를 얼마에 살 수 있을까요? 그건 더더욱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사정이니 11월 4차 협상, 12월 가격협상, 1월 입찰이 일정대로 움직일 리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차기 정부가 결정

앞서 말씀 드린 가격 협상, 입찰은 최소 한 달 이상 걸리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문을 여는 2월 말 이전에 최종 기종 선정한다는 계획은 물 건너 갔습니다. 방사청 핵심 관계자도 "현실적으론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대선 끝나면 방사청은 시어머니 두 분을 모시게 됩니다. 청와대와 인수위! 양쪽에 다 보고하면서 사업 추진하려면 시간이 두 배입니다. 보나마나 차기 정부 인수위도 이런 초대형 사업에 숟가락 얹고 싶은 욕심 생기지 않겠습니까. 아마 인수위가 시간 많이 잡아먹을 겁니다.

기왕 일정이 이렇게 꼬인 것이니 이제부터라도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차근차근 평가했으면 좋겠습니다. 몇달 전부터 바로 이 취재파일 통해 누누히 강조했는데 우리는 물건 사는 '갑'입니다. 방사청은 국내 방산업체 군기 잡듯 세계적인 방산업체 군기 잡지는 못하겠지만 '갑'으로서의 적절한 '횡포'는 부릴 수 있습니다. 차기 정부로 공이 넘어가게 됐으니 이제 시한에 구애받지 말고 천천히 횡포 부리면서 가격 더 깎고 기술 더 많이 챙겨 와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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