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자라는 생활비 대기 위해 보험을 깨는 사람들, 그마저 견디지 못해 파산 신청하는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위기로 몰리기는 기업들이라고 다를 게 없습니다.
정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남동공단.
텅 빈 채 매물로 나온 공장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주문이 줄면서 일감이 없어진 탓입니다.
공단 근처 식당은 점심시간인데도 한산합니다.
[윤미숙/식당 주인 : 손님이 한 60%가 남동공단인데 그 자체 내에서 오지 않으니까 매출도 많이 줄었고 그분들이 잘돼야 우리도 잘 되는 거니까.]
생활비 대기 위해 적금과 보험을 깨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신용회복신청인/식당 영업 : (적금·보험) 다 깨버리고 애들 것도 다 깨버리고. 이자가 너무 비싸요. 여자들 청소하는 한 달 값이 (이자로) 팍팍 들어가는데 해 먹고 살겠어요?]
올 상반기 적금 해약 건수는 1년 전보다 30% 증가했고, 해약하면 원금 손실을 보는 저축성 보험 해약도 40%나 늘었습니다.
버티다 버티다 파산신청을 하는 개인들도 지난해 40% 는 데 이어 올 상반기 벌써 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상당수는 중산층입니다.
문제는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한 가계 빚입니다.
공식 통계는 922조 원이지만, 사실상 빚이라고 할 수 있는 전·월세 보증금까지 합치면 이미 1600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입니다.
유럽 위기에 환율마저 급락하면서 기업들도 초비상입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호황 업종의 대표 기업들이 벌써부터 감원과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가계는 소비를,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줄이면서 저성장의 수렁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안순권/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내수를 위축시켜서 경기가 둔화되고, 경기가 둔화되면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어서 다시 소비를 위축시키게 됩니다. 불황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저성장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위원양)